삼성전자, LTE 특허 경쟁력 세계 3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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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내 전자업체들이 원천기술이 없어 거액의 기술사용료를 물던 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21일 컨설팅업체 톰슨로이터와 특허평가 전문업체인 AOP가 공동으로 내놓은 ‘롱텀에볼루션(LTE) 필수 표준특허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강자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에 등록된 3116건의 4세대(4G) LTE 특허를 분석한 결과 특허 건수는 퀄컴이 454건으로 가장 많았고 노키아(396건), 에릭슨(287건), 삼성전자(284건)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표준특허 관련성과 특허 유효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경쟁력 점유율은 노키아(18.9%)에 이어 퀄컴(12.5%)·삼성전자(12.2%) 순이었다. LG전자도 7.5%로 모토로라(6.3%)를 제치고 5위로 평가됐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어낼리틱스(SA)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전 세계 LTE폰 시장에서 260만 대를 판매하며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110만 대를 판 LG전자는 3위였다. 특허와 단말기 제조 양쪽에서 강세를 보인 한국 업체들이 앞으로 급성장이 기대되는 4세대(4G) LTE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른 셈이다.

 2세대(2G) 위주이던 10여 년 전만 해도 한국은 미국식 통신방식(CDMA)을 사용하기 위해 퀄컴에 거액의 기술료를 내야 하는 처지였다. 1995년부터 2002년까지 퀄컴에 준 돈만 1조5000억원에 달했다. 당시 정보통신부가 “4G부터는 독자기술을 개발해 기술료 지급을 줄이겠다”는 대책을 내놓을 정도였다.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기술 개발에 나선 결과 퀄컴에 주는 기술료는 2G 시절 단말기 판매가격의 5.75% 수준에서 요즘 많이 쓰는 3세대(3G)인 WCDMA에서는 2.5% 수준으로 낮아졌다. 4G에서는 대등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술료 부담이 더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만큼 가격경쟁력이 확보돼 갈수록 거세지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칠 발판을 마련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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