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미국 기업 3분기 실적발표 살피도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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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가들은 요즘 증시를 "추세 읽기가 어려운 장세" 라고 말한다. 주변 여건이 그만큼 불투명하다는 얘기다.

지난주 주식시장은 미국 증시의 약세, 한보철강 매각 무산 등의 악재에 영향받아 약세로 출발했으나 중반 이후 금융.기업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에너지가 취약한 탓에 주가가 일정한 범위 안에서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거래량이 급증하는 가운데서도 고객예탁금은 연중 최저수준이고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연일 순매수와 순매도가 서로 엇갈리는 매매패턴을 보여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또 시장이 악재에 대해 둔감해지는 경향이 두드러졌지만 종합지수가 610선까지 오르면 영락없이 매물저항을 받는 등 상승 여력도 한계를 드러냈다.

미국 제너럴 모터스(GM)가 대우차에 다시 관심을 보인 것에 약간의 기대를 걸만 하지만 다른 제반 여건들은 별로 달라질 것 같지 않다.

가장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미국 증시의 움직임이다. 이번 주중 야후.모토로라.램버스 등 굵직한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될 예정이라 여기에 따라 시장이 반응을 보일 전망이다.

미국시장의 분위기는 일단 전반적인 기업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 증시는 지난 주말에도 크게 떨어졌다.

미국 증시의 불안이 계속되면 외국인의 매매동향도 더욱 변덕스러워져 우리 시장에 부담요인이 될 것이다.

금융.기업구조조정의 진전 상황도 주목된다. 국회 정상화 이후 구조조정 관련법안이 순탄하게 처리될 경우 투자심리 안정에 기여할 전망이다.

각 은행은 정부가 정한 판정기준에 따라 퇴출대상 부실기업을 가려내는 작업을 본격화한다. 얼마나 신속하고 강도있게 작업이 진행될 지 관심을 모은다.

정부가 최근 거듭해서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기대감이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구조조정의 성과가 얼마나 빨리 가시화하느냐가 향후 장세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추세를 확인할 수 없는 장세에서는 투자전략을 짜기가 어렵다. 일단 구조조정 과정에서 실적 좋은 우량기업과 부실기업간의 주가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다.

전체 지수의 변동폭이 작은 가운데 작은 테마를 형성하는 개별종목군에 발빠른 순환매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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