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돈벌기] 진입로 없는 농지를 사 택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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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남들이 가지 않는 곳에 돈이 있다" 고 말한다.

L건설 박동욱(37.서울 성북동)과장은 실전을 통해 이를 체험했다. 朴씨는 요즘 경매로 산 땅의 시세가 두배나 뛰어 즐겁기만 하다.

朴씨가 점찍은 땅은 지난 4월 수원지법 평택지원에 경매로 나온 안성시 삼중면 덕산리의 준농림지 4백50평. 이 땅은 진입로가 없는 이른바 맹지(쓸모없는 땅)여서 사더라도 건축이 불가능했다. 304번 지방도로에서 50m 정도 떨어져 농작물만 심을 수 있는 땅이었다.

그러나 朴씨는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여겼다. 사정을 빤히 아는 고향 동네의 땅이었기 때문. 고향에 들를 때마다 "진입로만 있으면 집 짓기에 좋은 땅인데…" 라고 아쉬워했던 터였다.

朴씨는 이 땅 바로 옆에 도랑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마침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친구로부터 "구거(溝渠.개골창)점용허가를 받으면 진입로를 확보할 수 있다" 는 말을 들은 기억이 떠올랐다.

진입로가 있으면 집을 건축할 수 있고 땅값도 오를 것이란 판단이 섰다.

늘그막에 고향에 내려가 살고자 했던 朴씨는 마음이 급해졌다. 안성시청으로 달려가 구거 점용허가를 받을 수 있는지 알아봤다.

예상대로였다. 시청측은 도랑이 작고 물이 거의 말라 있어 도랑 구실을 못하므로 허가에 문제가 없다고 대답해줬다.

최저 입찰가는 2천20만원. 두차례 유찰돼 감정가(3천1백50만원)의 64% 선으로 떨어져 있었다. 값도 싸고 가치를 높일 복안도 있고 해서 입찰날짜만 기다렸다.

朴씨는 입찰 당일 2천2백20만원을 써내 이 땅을 낙찰했다. 쓸모 없는 땅으로 알려져 입찰경쟁자도 없었다. 점용비용.공과금 등을 합쳐 4백만원이 들어갔으니 총 매입비용은 2천6백20만원.

지난달 현지 부동산으로부터 평당 12만원씩, 5천4백만원에 팔라는 제의가 들어왔다. 진입로가 생긴다고 하니 땅값이 갑절로 뛴 것이다.

朴씨는 매각제의를 거절했다. 전망 좋은 이 땅에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서다. 구거 점용허가는 관할 시.군.구청 민원실로 문의하면 된다.

*도움말 : 건국컨설팅 (02-539-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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