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고품질 사운드, 디지털 PC 앰프 카드 [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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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판매되고 있는 PC용 스피커 중에서 가장 좋은 소리를 내는 것은 어떤 것일까? 의견이 분분할 수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2~3가지 제품으로 모아질 수 있을 것이다. 대략적으로 DTT2500이나 ADA880R, 프로미디어 V2-400 등등의 제품이 있지 않을까 한다.
필자는 단언컨대 오디오 기기에 관심이 있고 자작과 업그레이드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이런 고급 PC용 스피커보다 디지털 PC 앰프 카드에 적당한 패시브 스피커를 골라 연결해 사용하는 게 훨씬 즐겁게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본다. 음식도 완전조리된 레토르트 식품보다는 직접 썰고 끓여 먹는 가정식이 더 맛있지 않은가?

필자는 PC용 스피커 시스템은 물론이거니와 일반 오디오용 스피커, 카오디오 스피커 등 유명한 제품이라면 두루 청취해본 경험이 있다. 매장이나 전시회, 동호회 모임 등에 나가면 이런 제품들을 만나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다. 물론 디지털 PC 앰프 카드가 이런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최고의 소리를 들려주는 제품이라 할 순 없겠지만 최근들어 이렇게 재밌고 맘에 드는 제품은 처음 만난 것 같다. 지금까지 만나온 "좋긴 하지만 사정없이 비싼 제품"들에 비해 부담없는 가격에 즐길 수 있는 HiFi급의 사운드는 분명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디지털 PC 앰프 카드가 무조건 다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가격대 성능비를 생각한 음질, 가격을 떠나서 생각해본 음질도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하기 때문에 소리에 대해 흠잡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자체적인 하드웨어 볼륨 컨트롤이 없다는 것은 사용자 입장에서 크게 불편한 부분이다. 디지털 PC 앰프 카드는 입력된 소리의 레벨에 따라 증폭을 해줄 뿐 자체적으로 음량을 조절하는 어떠한 기능도 없기 때문에 사운드 카드의 제어판 등을 통해 음량을 조절해야 한다. 이런 방식은 다이얼을 돌리는 것에 비해 퍽 번거로울 수 밖에 없다. 특히 제어판을 불러내기 힘든 게임 도중 볼륨을 조절해야 할 일이 생기면(이런 경우는 빈번하게 발생한다) 무척이나 귀찮을 것이다.

구조상 출력단에 가변저항을 놓기 힘들다 하는데 그렇다면 입력단을 통해 조절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필자의 경우 이 제품을 구입해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에 외부 전원을 끌어오고 입력 레벨을 조절할 수 있는 간단한 기능을 덧붙여서 외장형 미니 인티앰프로 개조할 생각인데 손바닥만한 앰프가 풀 레인지 스피커를 멋지게 울려줄 상상을 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또 제품의 문제점이라 볼 수는 없겠지만 출시명이 "디지털 PC 앰프 카드"라는 지극히 개성없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면 소비자들의 뇌리에 각인시키기는 힘들 것 같다. 좀 더 참신하고 세련된 상품명으로 적극적인 이미지 마케팅을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기사가 작성된 후 D&A에서 받은 소식에 따르면 정식 출시명은 ''허리케인''이 될 예정이라 한다.)

D&A는 이 제품을 PC 제조 업체와 협의하여 완제품 PC에 공급할 계획도 갖고 있다하며 이 밖에도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ASIC 칩을 기반으로한 카 오디오용 앰프도 생산할 계획이라 한다. 오디오를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이 만든 제품이니만큼 향후 PC 엔터테인먼트 발전에 큰 기여를 해줄 것을 바라며 D&A가 주창하는 바와 같이 일반인도 쉽게 접할 수 있는 하이엔드급 기기에 대한 꾸준한 개발을 기대하는 바이다.

정구정
자료제공: pcBee (http://www.pcb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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