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미국·중국은 태평양 사이에 둔 양안 대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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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가운데)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맨 왼쪽) 등 미국의 전직 고위 관료와 대화하고 있다.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도 참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둥젠화(董建華) 전 홍콩행정장관(맨 오른쪽) 등이 배석했다. [워싱턴 신화=연합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이 중국과 미국을 양안(중국과 대만)관계에 비교했다. 한 국가처럼 서로 협력하고 배려하자는 의미로 보인다. 시 부주석은 13일 미국 방문에 앞서 워싱턴포스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은 태평양을 사이에 둔 양안이며 태평양은 두 대국을 충분히 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 나라의 긴밀한 협력 없이는 아태 지역은 물론 세계평화도 담보하기 힘들다”며 “미국은 앞으로 아태 지역 안정과 각국의 이익을 배려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핵 문제와 유럽 지역의 금융위기, 시리아 문제 등을 양국 협력으로 풀자고 제의했다.

 장예수이(張業遂) 주미 중국대사도 시 부주석 방미에 맞춰 미국의 중국 존중을 강조했다. 그는 12일 중국 언론과의 회견에서 “이번 방문의 핵심 관건은 상호 존중과 양국 이익에 대한 배려, 소통을 이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40년간 중국과 미국은 시각의 차이 등으로 갈등이 있기도 했지만 지금은 갈등보다 상호 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에 상호 협력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간 상호 협력은 다양한 분야에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농업 분야에 적극적이다. 중국 농업부에 따르면 양국은 1980년 이후 지금까지 500여 개 협력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이 분야를 위해 중국 8개 성의 성장이 시 부주석을 수행 중이며, 이들은 미국의 각 주와 협력을 강화해 선진농업을 전수받을 전망이다. 인문교육 분야 협력도 시 부주석 방문으로 확대된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은 지난해부터 문화와 체육·과학기술 등 6개 부문 40개 항목에 대해 협력하고 있으며, 시 부주석 방미를 계기로 협력 분야를 50% 이상 늘릴 계획이다. 중국전략문화연구소 예샤오원(葉小文) 수석 고문은 “시 부주석 방미는 지난 40년 불평등 관계였던 중·미 관계가 동등한 관계로 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며, 중국은 그만한 힘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 부주석 수행 인물은 양제츠(楊潔?) 외교부장과 가오후청(高虎城) 상무부 부부장, 추이톈카이(崔天凱) 외교부 부부장, 장샤오창(張曉强)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부주임 등이다. 그러나 시 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동행하지 않았다. 10년 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부주석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할 때 류융칭(劉永淸) 여사가 동행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양안(兩岸)=원래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있는 중국과 대만을 지칭하는 말이다. 시진핑은 이번 미국 방문에서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있는 중국과 미국을 양안으로 지칭하며 두 강대국의 협력을 강조했다.

부인 펑리위안 동행 안 해 … 10년 전 후진타오 미국 방문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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