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부브카, 영광스러운 퇴진

중앙일보

입력

'장대높이뛰기 황제' 세르게이 부브카(36.우크라이나)가 시드니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필드에서 떠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는 오랜 선수생활 동안 이룩한 빛나는 업적 뿐 아니라 깨끗한 매너와 소탈하고 따뜻한 성품, 그리고 '직언'을 서슴지 않는 강직함 때문에 '영원한 챔피언'으로 기억될 것이다.

부브카는 28일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선거에서 당당히 1등으로 당선돼 선수 뿐 아니라 국제 스포츠 지도자로서의 화려한 경력에 첫 테이프를 끊었다. 부브카에 대한 인기는 고국 우크라이나에서는 상상을 불허할만큼 대단하다. 심지어 우크라이나 언론들은 부브카가 실망스러운 기록으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는 기사를 거의 다루지 않았다.

나쁜 소식은 알리지 않는다는 공산주의 시절 몸에 밴 언론의 습관이 부브카의 실패에 그대로 적용된 셈이다. 경기에는 졌지만 부브카는 여전히 우크라이나가 낳은 최대의 영웅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탄광으로 유명한 고향 도네츠크에서 스포츠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부브카는 폭발적인 인기와 정부의 후원 아래 돈도 많이 벌었고 번 돈을 자선활동에 쏟아붓는 등 여러모로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도네츠크 시민들은 "세르게이는 우리의 자랑"이라며 부브카에 대한 열광적인 애정을 한결같이 표명했다. 세계선수권대회 6회 연속 우승과 35차례 세계신기록 경신이라는 금자탑을 세운
부브카가 무대 밖에서 어떤 금메달을 추가할 지 관심사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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