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에스토니아 육상 첫 금메달리스트 에르키 눌

중앙일보

입력

"데일리 톰슨 코치의 격려가 없었다면 금메달을 따지 못했을 것입니다"

28일 육상 10종경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조국 에스토니아에 올림픽 육상 첫 금메달을 안겨준 에르키 눌은 우승의 영광을 톰슨(영국) 코치에게 돌렸다.

10종경기 원반던지기에서 눌은 세차례 파울을 범하면서 실격, 1 포인트도 추가하지 못하고 5위에 랭크됐다.

상위그룹인 크리스 허핀스(미국)와 로만 세브를레(체코)와는 거의 300포인트차로 벌어지면서 경기를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남은 경기는 10종경기중 가장 힘들다는 1,500m.

이틀동안 허들, 해머던지기, 장대높이뛰기 등 10경기를 모두 치러야 하는 종목 특성상 막판 뒤집기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이 때 80년, 84년 10종경기 우승자이며 코치를 맡고 있는 톰슨이 다가와 "이제 금메달 꿈만 꾸지말고 나가서 금메달을 따오라"며 독려했다.

톰슨의 격려로 경기에 나선 눌은 1,500m에서 4분29초48로 1위를 차지하며 총점 8천641점을 기록, 세브를레(총점 8천606)와 허핀스(총점 8천595)를 각각 2,3위로 밀어내고 믿기지 않은 역전극을 만들어냈다.

눌은 "여러 해 동안 에스토니아의 국기를 들고 트랙을 도는 꿈을 꾸어왔다. 꿈을 이룬다는 것은 위대한 일이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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