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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기업인 전략적 모임 활짝

중앙일보

입력

386 세대 여성 기업가의 모임인 한강회는 최근 신생 여성기업을 돕는데 발벗고 나섰다.

취미.봉사 활동을 함께 하려고 몇몇 여성 사장이 만든 친목 모임이 여성 창업 붐이 일고 회원이 늘면서 성격이 달라졌다.

회원인 윤종금(38)사운드소프테크 사장은 "회사를 차린 지 1년이 안 됐지만 선배 사장들의 경험담이 큰 보탬이 됐다" 고 말했다.

이 회사는 창업보육센터에서 핸즈프리 등 정보통신 단말기를 만들며 이 모임에서 알게 된 무역회사의 도움으로 수출까지 하게 됐다.

여성 사업가들끼리 서로 돕는 소모임이 부쩍 늘고 있다.

신수연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은 "대개 여성 기업은 규모가 작고 지연.학연 등을 통한 최고경영자(CEO)의 인맥이 남성보다 약하다" 면서 "이를 보완하고 여성 특유의 네트워크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고 말했다.

지난 20~22일 여경협 주최로 제주시에서 열린 '여성CEO 경영 연수' 에서도 2백50여명의 참석 회원 가운데 정보통신 분야 업체 사장 20여명이 따로 모여 밤늦게까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여성 사장들은 경제단체에서 인연을 맺는 경우가 많다.

여경협을 비롯 여성경영자총협회.여성벤처협회.여성로터리클럽.여성발명가협회 등의 여성 실업인 단체에 가입했다가 관련 업종끼리 또는 비슷한 관심사를 놓고 좀더 끈끈한 유대관계를 이루려는 작은 모임이 생겨난다는 것.

이유진 여경협 홍보팀장은 "그전에는 친목과 봉사활동 위주였지만 요즘은 경영정보를 교환하고 창업보육을 해주거나 전략적 제휴를 모색하는 밀도있는 비즈니스의 장으로 바뀌고 있다" 고 말했다.

서울의 20여 업체가 주축인 한강회(회장 한인옥.끌레오 대표)의 경우 한두달에 한번 모이는데 장소를 회원사의 사무실이나 공장으로 정했다.

차례가 된 회사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놓고 신랄한 토론이 오가기 일쑤다.

특히 도도가구.오뚜끄뜨루.무한타월처럼 이름이 꽤 알려진 중견 업체의 여성 사장이 많아 신참 업체에게 인력.자금관리 방법과 기술.수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한 회원은 "가사를 돌보면서 회사를 꾸려가는 애환을 함께 하기 때문에 친밀감의 농도가 보통 모임과 다르다" 고 말했다.

송혜자(32)우암닷컴 사장은 지난 7월 인터넷 솔루션 업체들의 모임을 만들었다.

정보통신.소프트웨어 관련 여성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업체의 경영.인력.마케팅 문제를 도와주는 일을 해보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宋사장은 "솔루션 기술의 중복 개발을 막고 아웃소싱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서가 통하는 여성끼리 인수.합병이나 전략적 제휴를 하는 일을 활성화하고 싶다" 고 말했다.

학맥을 통한 모임도 움트기 시작했다.

솔루션 업체인 컨텐츠코리아의 이영아(35)사장은 이화여대 동문 벤처기업 CEO 10여명으로 구성된 '이화IT' 를 다음달 출범한다. 링크인터내셔널.웹포러스.코아링크.e코퍼레이션 등이 주축이 됐다.

李사장은 "사회 각계의 동문 인맥을 인터넷 사업의 네트워크로 끌어들이려는 목적" 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허운나 국회의원(민주당)의 주도로 지난해 4월부터 운영되는 '21세기 여성정보화 포럼' 에서도 여성 CEO 30여명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영.호남 화합을 위한 여성 기업인의 모임도 눈길을 끈다.

대구.경북 및 광주.전남 지역 여성 기업인들의 이(異)업종 교류회인 '파워회' '빛고을회' 는 지난해 자매결연을 한 데 이어 대구.광주를 서로 오가며 마케팅 정보 공유.기술 지원 등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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