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알짜 `역세권 중소형 주택`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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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지난 30일 서울동부지방법원 경매3계.

감정가 3억9000만원인 광진구 구의동 성동강변파크빌 84㎡(이하 전용면적)이 처음 경매에 나와 3억9069만원에 낙찰됐다.

침체된 경매시장에서 모처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00%를 넘었다.

이날 이 법원에서 역시 처음 경매에 부쳐진 구의동 광남캐스빌 84㎡도 감정가인 3억원에 낙찰돼 낙찰가율 100%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 두 아파트는 같은 광진구 구의동에 위치했다는 공통점 외에 특징이 있다.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역세권 중소형 아파트란 점이다.

성동강변파크빌은 2호선 강변역과 300m, 구의역과는 600m 떨어진 더블 역세권이다. 광남캐스빌 역시 2호선 강변역과 560m 떨어져 도보로 다닐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주택시장 침체에 따라 수도권 경매시장도 극도로 위축됐지만 역세권 중소형 아파트는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실수요자가 꾸준히 찾아 시세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그만큼 적기 때문이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 역세권 아파트 경매 낙찰률(전체 경매 건수 대비 낙찰건수)은 44%로 수도권 전체 아파트의 평균 낙찰률(36%)을 앞섰다. 역세권 주택은 10건 경매에 나오면 4건 이상이 주인을 찾는다는 이야기다.

낙찰가률도 역세권 주택은 평균 77%를 기록해 72%를 기록한 전체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 보다 훨씬 높았다.

지지옥션 남승표 선임연구원은 “전체 경매시장은 위축돼 있지만 역세권 주택은 일반 주택보다 더 많은 사람이 찾고 있으며, 더 높은 가격에 낙찰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수요자가 저렴하게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경매시장에서 역세권 아파트를 찾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인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명도 쉽고, 유치권 없어야 좋아

어떤 경매물건에 관심을 둘까? 기본적으로 서울 및 수도권 지하철역과 500m 이내 거리의 중소형 아파트 가운데 1회 이상 유찰돼 시세보다 싸게 수 있는 물건이 유망하다.

임차인 관계가 깨끗한 물건일수록 인기가 높다. 특히 채무자나 소유주가가 거주한 아파트면 명도를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이 몰린다. 낙찰 받은 이후 추가로 인수해야 할 부담인 유치권이 없는 매물도 경매에선 유망 매물로 꼽힌다.

법무법인 무학 박미옥본부장은 “경매는 싸게 사는 게 기본이며, 낙찰자가 추가로 인수해야 할 부담이 없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임차보증금을 인수하지 않아도 되는 물건, 추가로 인수해야 할 부담이 없도록 유치권이 설정되지 않은 경매물건 가운데 유망 매물이 많다”고 설명했다.

오는 6일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경매 예정인 도봉구 도봉동 럭키 아파트 84㎡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1호선 도봉역과 99m 떨어진 감정가 3억원인 초역세권 아파트다. 이번에 1회 유찰돼 2억4000만원을 최저가로 경매를 진행한다. 현재 급매물도 2억8000만원 정도여서 노려볼만하다. 채무·소유자가 거주하고 있어 명도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경매 예정인 강동구 명일동 명일엘지 59㎡형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5호선 명일역과 300m 거리다. 감정가 3억원으로 1회 유찰돼 2억4000만원을 최저가로 경매가 진행된다. 현재 급매물도 2억7000만원 수준이어서 싸게 입찰가를 잘 써내면 급매보다 싸게 살 수 있다. 채무 소유주가 거주하고 있어 명도 문제가 쉽게 해결될 전망이다.

16일 경매 매물로 나오는 관악구 봉천동 두산아파트 84㎡형도 좋아 보인다. 2호선 봉천역과 250m 거리다. 감정가 5억원인데 한차례 유찰돼 최저가가 4억원으로 내려갔다. 최저가 급매물도 4억원 이상이다. 역시 소유자가 살고 있어 명도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 따르면 수도권 지하철 주변 500m 이내 아파트 가운데 이달 이후 경매를 진행하는 아파트 매물은 1호선 주변이 169건으로 가장 많다.

5호선(95건)과 7호선(85건) 주변에도 많은 편이다. 그 뒤로 2호선(84건), 6호선(84건), 인천3호선(57건), 1호선(54건), 4호선(50건), 중앙선(32건), 8호선(32건), 9호선(32건), 분당선(25건) 순으로 주변에 아파트 경매 매물이 몰려 있다.

다음은 지지옥션이 뽑은 수도권 역세권 유망 경매 매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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