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커 김종서, 오페라 아리아 도전 … 목소리 위해 술·담배·고기도 끊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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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주영상대학 실용음악과 교수로 임용된 가수 김종서씨는 “올해는 그동안 쌓았던 노하우를 후배들과 나누는 데 힘쓰려 한다”고 했다. [김성룡 기자]

“이 나이에 제가 어디 가서 새로운 걸 배울 수 있겠어요.”

 ‘로커’ 김종서(47)의 말이다. 1987년 그룹 시나위의 보컬로 가요계에 데뷔, 92년 솔로로 전향한 그가 솔로 데뷔 20년 만에 오페라 아리아에 도전한다. 그는 10일 첫 방송되는 tvN의 ‘오페라스타 2012’(매주 금요일 밤 9시)에 출연한다. 오페라스타는 8명의 대중음악 가수가 매주 생방송으로 오페라 아리아 무대를 펼쳐 1~2명씩 탈락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김씨 외에 박지윤·주희(에이트)·손호영·박기영·다나·박지헌·더원이 출연한다.

 “대중음악과 발성·호흡이 달라 연습하는데 힘들어요. 완벽하게 몰두하기 위해 요즘 제 노래는 물론 즐겨 부르던 팝송도 절대 안 부르죠.”

 ‘겨울비’ ‘아름다운 구속’ ‘추락천사’ ‘다시 난 사는거야’ ‘플라스틱 신드롬’ 등 숱한 히트곡을 배출한 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로커’다. 그런데도 늘 ‘완성된 음악’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 한다.

 “그동안 노래하면서 뭔지 모르겠지만 막혀 있던 부분이 있어요. 요즘 아리아가 요구하는 발성에서 많은 힌트를 얻고 있죠.”

 김씨는 “넓은 책에서 시험 범위를 알게 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성악은 저와 좀 거리가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성악적 발성에 제가 원래 갖고 있는 소리를 접목시키면 더 나은 소리를 낼 수 있겠더라고요. 완성된 호흡과 발성에 감정을 실은 노래를 부르는 건 노래하는 사람들에게 평생의 숙제죠.”

 ‘음악적 완성’을 위한 그의 노력은 눈물겹다. 10년 전 술과 담배를 끊었다. 8개월 전에는 고기를 끊고 채식주의자가 됐다. 살이 찌면 힘있는 목소리가 안 나오기 때문이란다.

 마흔일곱 살의 로커 김씨를 언제까지 무대에서 만날 수 있을까. 그는 “롤링스톤스처럼 70~80대에도 현장에서 노래하는 뮤지션으로 남고 싶다”고 했다.

 “한국에서 제가 그 본보기가 되고 싶어요. 후배들이 ‘김종서 선배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도록 말이죠.”

 김씨는 최근 공주영상대학 실용음악과 교수(전임 대우)로 임용됐다. 그에게 ‘도전’의 의미를 물었다.

 “도전은 아드레날린이죠. 앞으로도 제 삶의 도전은 계속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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