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유통대란] 온라인 판매 대세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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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출판계 유통대란] 유통망 흔드는 인터넷 서점[인터뷰] 김언호 출판인회의 대표[인터뷰]교보문고 김성용 이사''도서정가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할 문화정책인가, 아니면 인터넷서점 할인판매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인가.''

도서정가제 유지를 둘러싸고 교보문고와 한국출판인회의 사이에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의 인터넷서점 북파크(http://www.bookpark.com)가 20일부터 단행본 최저가 정책을 표방하고 나섰다.

북파크는 현재 ''오다 노부나가의 카리스마 경영'' ''퇴마론 말세편 3'' ''남자처럼 일하고 여자처럼 승리하라'' 등 몇몇 신간과 베스트셀러에 국한해 40% 할인율에 판매하고 있다.

40%까지는 아니지만 다른 책의 경우에도 yes24(http://www.yes24.com)나 알라딘(http://www.aladdin.co.kr)등 선발 인터넷 서점과 비교해 가장 싼 가격에 판매키로 했다.

아동서적의 경우 단행본이 아니고 전집도서류로 출간됐던 책은 최대 80%까지 할인판매하고 있다.

또 서울 지역에 한해서는 하루 두 차례 오토바이 배송 서비스를 실시해 고객이 오전에 주문한 책을 당일 오후까지 배달해주는 특급배송망을 갖췄다고 밝혔다. 배달비는 3만원 이상 구입하면 1천원이고 3만원 미만일 경우도 2천원에 불과하다.

북파크가 유통마진을 남기기는 커녕 일부 출혈을 감수해 가면서까지 이같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감행한 것은 후발 주자로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 상에서는 시장 선점과 시장 점유율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시장 선점을 놓친 북파크가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경쟁에 불을 지핀 셈이다.

최근 설문조사사이트 아이러브인포(http://www.iloveinfo.co.kr)가 네티즌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서점 이용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올해 인터넷서점을 통해 책을 구입한 사람은 47%, 2회 이상 구입한 사람은 64%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한번 인터넷서점을 이용하면 지속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큰 데다 현재 국내 인터넷서점의 시장 점유율이 약 2년만에 전체 단행본 매출액의 2%에 이를 정도로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일부 인터넷서점들은 고객확보를 위해 출혈경쟁도 마다하지 않는 실정이다.

매출액 2% 달성은 미국의 경우 4년에 걸쳐 이룩한 수치라는 점에서 한국의 성장율은 매우 빠른 편이다.

운송비 등 기타 부대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출판사나 총판에서 받아오는 책가격보다 더 싼 가격에 책을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독자 입장에서 보면 직접 서점에 가는 번거로움없이 오히려 더 싼값에 책을 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인터넷서점 이용은 점점 더 매력적인 구매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인터넷서점들이 서적 데이터베이스 역할까지 겸하고 있어 편리성 면에서는 기존 오프라인 서점을 앞서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기존 오프라인 서점들이나 일부 출판사들은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일부 인터넷서점들의 이같은 출혈경쟁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인터넷서점들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책을 파는 이유가 자사 사이트 가치를 올려 궁극적으로 주가 차익을 보기 위한 일시적 수단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이런 전략으로 출판계에 뛰어들 인터넷서점들이 시장을 잠식한 뒤 치고 빠지면 결국 기존 출판사와 유통망은 무너져 버린다는 얘기다.

미국의 인터넷서점 아마존닷컴이 이미 수익을 올리기에 거의 불가능한 모델로 인식된 마당에 인터넷 업체들이 인터넷서점에 뛰어드는 이유가 뻔하다는 것이다.

물론 인터넷서점들은 이같은 기존 출판계의 시각을 부인하고 있다.

현재 수익을 올리지는 못하고 있지만 인터넷서점 성장세로 봤을 때 조만간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또 워낙 낙후한 출판계 유통망을 개선하는 방법은 도서정가제를 없애는 길 뿐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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