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립될수록 핵개발 속도 높일 것 … 한반도형 비핵화 전략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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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선 현 정부의 핵문제 접근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견해가 나와 방청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우리 정부와 미국의 일방주의적인 접근이 오히려 북한의 핵 능력을 강화시키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한 측면이 있었다는 시각이다. 우리 정부는 과거의 실패를 교훈 삼아 북한과 북핵 문제를 분리해 접근하는 정책은 물론이고 대미, 대중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권만학=북한을 강압하고 고립정책을 펴 안보위기를 증대시키면 북한은 극단적으로 핵개발의 속도를 높일 것이다. 힘을 통해 북한에 압력을 넣으려면 전쟁을 각오해야 한다. 자칫 병을 키울 수 있다. 좀 더 대화채널을 활용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전봉근=지난 20년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은 큰 성과가 없었다. 반성해야 할 시점이다. 북한의 핵무장은 확대되고 있고 6자회담은 위기에 빠졌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으나 합의와 파기를 되풀이한 과거 경험에 비추어 ‘새 전략’이 필요할 때다. 합의를 위한 회의가 아닌 이행을 위한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한반도형 비핵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박영호=북한은 4월 15일 김일성 100회 생일 행사에 올인하는 분위기고, 미국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당장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본격적인 협상은 어렵다. 소강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김흥규=김정일 사망 후 북·중 관계는 겉으론 대단히 특별한 관계로 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국가이익을 우선하는 시각에서 북한에 접근하고 있다. 북한 안정이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기에 상대적으로 해결이 쉬운 북한 안정화 문제와 해결하기 어려운 북핵 문제를 분리해 접근하는 것이다. 한국에 대해서도 우호적 관계와 전략적 중요성을 인정한다. 우리는 미국 편중 외교의 틀을 재구축해야 한다. 미국과의 안보를 강화하면서도 중국과 화합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봉조=김정일의 사망과 김정은 체제 출범은 북핵 문제를 근본부터 논의할 계기를 제공했다. 북한은 북핵 문제를 북·미 관계 개선의 협상카드와 체제 생존 수단으로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 북핵 문제와 북한 문제를 분리해 접근하되 어느 것이 먼저라기보다 두 문제를 병행해 접근해야 한다.

 ▶신정화=북한이 핵포기에 순순히 응할 것인지를 숙고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은 냉·온탕을 오갔고, 결과는 핵개발과 핵실험으로 이어졌다. 중국이 후원자 역할을 하는데 미·중 경쟁구도가 증폭되면 중국 입장에선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올라가듯이 미국에 있어 북한의 전략적 가치도 점차 달라질 것이다.

 ▶이희옥=중국의 눈으로 보면 북한의 전략적 이익이 과거보다 중요해졌다. 우리도 레버리지를 최대한 확보해 이런 정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대북정책 추진과 한·미, 한·중 관계 재구축에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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