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연구소 우수 두뇌유출 심각

중앙일보

입력

미국 첨단기술의 산실이 돼온 정부 연구소의 두뇌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뉴욕타임스는 19일 로스 알라모스를 비롯한 정부연구소의 우수 과학자들이 고임금과 스톡옵션을 좇아 민간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이직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히고 중국계 과학자 리원허(李文和) 사건도 과학자들의 이직을 부추기는데 한 몫을 하고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에 따르면 정부연구소 과학자들의 이직률은 연간 4%에 불과했으나 최근 들어 두자리 수로 급증했으며 민간기업에서 수요가 높은 첨단기술 분야인 컴퓨터 응용과 생명공학 부문의 이직이 두드러지고 있다.

로스 알라모스 연구소의 경우, 컴퓨터 분야 과학자의 이직은 지난 2년 사이에 배이상 증가했으며 첨단 컴퓨터 부문에서는 총 34명의 과학자 중 14명(41%)이 지난 1년간 이직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과학자는 정부연구소의 연구환경이 예전만큼 이상적이지 않은 점을 이직사유로 꼽고있다. 과거처럼 막대한 연구비용이 투입돼 최상의 조건에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높은 보수와 스톡옵션이 보장된 민간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연구소들은 우수두뇌를 붙잡아두기 위해 상여금 지급이나 주택비 보조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의회에서 예산이 결정되고, 그 예산마저 에너지부의 감독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민간기업과의 경쟁에서 번번이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국가발전을 위해 일해온 정부요원으로서의 자긍심과 백만장자에 대한 욕망을 절충해 민간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뒤 시간제 연구원으로 정부연구소의 일을 맡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타임스는 정부연구소 과학자들의 이직 자체가 그간 진행돼 온 연구작업에 차질을 가져올 뿐만아니라 정부기술이 민간분야에 뒤처지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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