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한국, 칠레에 안타까운 승리

중앙일보

입력

올림픽 출전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둔 대표팀은 스페인과의 1차전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대표팀은 20일 호주 애들레이드 하인드마시 경기장에서 열린 예선 C조 마지막 경기 칠레전에서 전반 27분 ‘라이언 킹’ 이동국의 결승골을 끝까지 잘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한국으로서는 올림픽 출전 사상 처음으로 한 대회에서 2승을 거둔 순간이었다. 하지만 같은 시간에 벌어진 스페인과 모로코 경기에서 스페인이 모로코를 2-0으로 제압함으로써 8강 진출의 꿈이 날아갔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과 2승으로 여유를 가지고 있는 두 팀의 대결은 초반 한국의 거센 공격으로 시작됐다. 대표팀은 앞선 2경기에서 보이지 않았던 특유의 짧은 공간 패스와 빠른 기동력이 살아나면서 경기 시작부터 칠레를 몰아붙였다.

전반 초반 의외의 곳에서 변수가 생겼다. 대표팀의 막내 이천수가 전반 11분 상대 선수에게 비신사적인 행위를 해 퇴장 당한 것. 객관적인 전력에서 칠레에 뒤지는 한국은 더욱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한국의 기세는 수그러지지 않았다.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칠레 진영을 공략하던 한국은 전반 27분 첫 골을 뽑아냈다. 미드필더에서 투입된 볼이 상대 수비에 맞고 흐르는 순간 이동국이 강하게 차 넣어 이 날의 결승골을 뽑아냈다.

전반을 성공적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들어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수비에 치중했다. 대표팀은 칠레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으면서 간혹 역습을 시도했지만 전반 지나치게 체력을 소모, 기동력에서 칠레에 밀렸다.

경기종료 15분전부터는 칠레의 파상공격. 이동국 대신 박동혁을 교체 투입한 대표팀은 몸을 날리는 투혼을 발휘하며 칠레의 공격을 막아 경기를 1-0으로 마쳤다.

결국 대표팀은 2승 1패(골득실. –1)를 거두며 칠레(+5), 스페인(+3)과 올림픽 출전 사상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골득실에서 뒤지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편 예선 D조에서는 브라질과 일본이 8강에 진출했다. 일본은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전반 초반 알렉스에서 선제골을 내주며 1-0으로 패했다. 하지만 같은 시간 열린 경기에서 남아공이 약체 슬로바키아에게 2-1로 패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전력상 당연히 남아공이 승리하리라 예상했던 일본은 브라질에 패하고도 8강에 진출하는 행운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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