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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매니어들이 추천한 빵집 4곳

중앙일보

입력

도대체 빵 매니어들이 다닌다는 빵집은 어떤 곳일까? 3명의 매니어들이 추천한 빵집을 알아봤다. 또 각 빵집들의 셰프가 추천한 빵도 함께 소개한다. 한 번 맛보면 그저 그런 빵은 더 이상 먹고 싶지 않을, 맛있는 빵이다

44년 전통의 맛, 나폴레옹과자점 성북점

이병진씨 소개에 의하면 나폴레옹과자점은 “1990년대 프랜차이즈 열풍에도 꺾이지 않고 맛을 지켜온 곳”이다. 성북본점을 포함해 현재 6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큰 베이커리지만, 이씨는 “규모가 크기 때문에 지킬 수 있는 맛이 있다”고 역설했다. 한 명이 하루를 꼬박 걸려 만든 통팥을 넣은 통팥빵과 초창기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숱하게 버려지는 손해를 보면서도 만들어온 바움쿠헨이 그것이다. 규모가 작아 일손이 부족한 빵집에선 할 수 없는 일이다.

나폴레옹과자점의 간판스타는 통팥빵과 크림빵이다. 44년 동안 한 번도 레시피가 바뀐 적이 없다. 팥알이 살아 있는 통팥빵은 씹는 맛이 있어 식감이 좋다. 크림빵은 쏟아질 만큼 속이 꽉 찬 부드러운 크림이 백미다. 새로운 맛도 그에 뒤지지 않는다. 성북점의 수석 셰프 김순철 부장이 내세운 나폴레옹과자점의 추천품은 ‘치즈타르트’다. 김 부장은 “너무 많이 알려지면 모방품이 나올까봐 그 동안 잘 소개하지 않았다”며 “12번을 실패하고 만든 나폴레옹의 자존심”이라고 말했다. 또 포도주스원액으로 일주일 동안 숙성시킨 ‘일본식 천연 발효빵 깜빠뉴(프랑스의 시골빵)’와 ‘프리미엄 슈’도 있다. 깜빠뉴는 이스트를 넣지 않고 발효한 것으로 만든 다음날 먹으면 더욱 풍미가 좋다. 위에는 쿠키반죽을 얹고 속은 커스터드 크림과 생크림을 섞어 만든 프리미엄 슈는 주말이 되면 30개씩 팔려나가는 인기 품목이다.

·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10시 연중무휴(구정 당일 휴무)
· 위치 한성대학교 사거리에서 성북동 방향으로 도보 3분
· 문의 02-742-7421

예술가의 정신을 담은, 라틀리에 모니크

라틀리에 모니크는 빵 매니어 김선영씨가 결혼답례품 빵을 주문한 곳으로 일본의 제빵 명인인 스기야마 히로하루가 한국에 낸 매장이다. 달지 않고 담백한 맛이 특징인데, 역시 이스트 없이 장시간 발효 숙성시킨다. “이스트를 넣지 않으면 빵이 편하게 쉴 수 있어 담백한 맛을 내고 소화도 잘 된다”는 것이 라틀리에 모니크 이원영 매니저의 설명이다. 이곳의 인기상품은 크랜베리와 각종 견과류를 듬뿍 넣고 72시간 숙성한 ‘후류이’와, 후류이에 단팥을 넣고 숙성시킨‘후류이 아리꼬르쥬’다.

라틀리에 모니크는 상상을 넘어서는 새로운 빵 맛을 추구하곤 한다. 파의 단맛과 고소한 치즈맛이 어우러진 ‘파 크로와상’, 선식을 사용한 ‘미숫가루 크림빵‘, 들깨를 통으로 듬뿍 넣은 ’들깨 소다 브래드‘가 그 예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빵들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빵이 크지 않고 아담하다. “조금씩 먹어야 질리지 않고, 다양한 빵을 맛볼 수 있다”는 셰프의 의중이 담겨 있다.

여러 종류의 빵들 중에서도 스기야마 셰프가 추천하는 빵은 크로와상이다. 크로와상의 결이 일정한 폭으로 돼 있어 마치 조각처럼 단정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한 입 크게 베어 물어 맛을 음미하는 것도 좋고 프랑스식으로 카페오레에 찍어 먹어도 맛있다.

·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8시 반, 연중무휴
· 위치 청담동 갤러리아 백화점 사거리에서 청담사거리 방향으로 우측
· 문의 02-549-9210

프랑스의 맛이 그대로, 에릭 케제르

“천연 효모를 써서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건강 빵을 팔죠. 또 한국에서 접해보지 못한 빵과 디저트가 많은 것도 장점이에요.” 에릭 케제르를 추천한 이유민 학생의 설명이다. 에릭 케제르가 문을 연지는 15년 밖에 안됐으나 전 세계 100여 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프랑스 파티시에 에릭 케제르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낸 빵집이다. 이곳의 맛의 비결은 에릭케제르가 직접 발명한 자연액체효모기를 써서 만든 발효빵이다. 또 프랑스 본사에서 제과 제빵 전문인을 파견해, 프랑스의 빵 맛을 살리는 것이 포인트다.

한국에서 제과를 담당하고 있는 올리비에 파트네이는 “프랑스인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세 끼를 모두 빵과 함께 먹는다. 맛있는 빵을 먹기 위해선 20~30km를 차로 달려 사올 정도”라며 “에릭 케제르의 빵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빵을 접해온 프랑스인이 프랑스의 식자재로 만든 프랑스의 맛”이라고 설명했다. 제빵을 맡은 시릴 고댕 셰프가 추천하는 빵은 ‘바게트 몽슈’와 ‘빵오 피그’다. 바게트는 가장 프랑스다운 빵이다. 무화과 열매를 재료로 써 달콤한 맛이 나는 빵오 피그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푸아그라와 먹어도 잘 어울리며 샐러드와 함께 곁들여도 맛있다.

올리비에가 추천하는 제과는 프랑스 버전의 치즈케이크다. 그가 한국에 와서 처음 개발한 메뉴로 진한 치즈의 풍미가 특징이다. 로제 샴페인이나 화이트와인과 먹으면 잘 어울린다.

· 영업시간 오전 7시~오후 10시, 연중무휴
· 위치 여의도 63빌딩 지하 1층.
· 문의 02-789-5687

장인의 맛에 대중적인 가격, 퍼블리크

상수동 주택가 골목 안에 있는 빵집 ‘퍼블리크’는 늦게 가면 상당수 빵이 이미 팔리고 없는, 맛으로 소문난 빵집이다. 빵집 문 앞에는 ‘상수동 프랑스 빵공장, 퍼블리크’라고 써 있다. 프랑스 국립 제빵제과학교(I.N.B.P)를 졸업하고 현지의 장인으로부터 제과제빵 기술을 사사받은 장은철 셰프가 프랑스의 소박한 빵 맛을 국내에 전하기 위해 만들었다. 역시 천연효모로 발효한 건강빵과 식사대용 빵이 많다.

장 셰프가 추천한 빵은 윈도 베이커리에서는 보기 힘든 100% 호밀빵과 통밀빵이다. 1시간 반 동안 구워 껍질은 단단하지만 안은 쫄깃하다. 단단한 껍질은 빵의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줘 오래 저장하며 먹을 수 있다. 호밀빵은 시큼한 맛이 있는 반면 통밀빵은 구수한데, 둘 다 샐러드나 이탈리아 요리에 잘어울린다. 빵을 잘라 치즈나 야채 토핑을 해 오븐에 구워 먹는 것도 방법이다. 빵 매니어 김선영씨에 의하면 ‘퍼블리크는 제과와 제빵을 둘 다 잘하는, 보기 드문 빵집’이다. 장 셰프가 추천한 제과는 에클레르(긴 슈크림 위에 초콜릿을 바른 과자)다. “프랑스에선 언제든 사먹는 가벼운 디저트지만 국내에선 너무 비쌌다”는 그는 가게 이름(퍼블리크는 프랑스어로 ‘대중의’란 뜻)처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에클레르를 만들어 선보였다. 에클레르는 피스타치오와 초콜릿, 커피, 바닐라 맛 네종류로 커피와 같이 먹으면 잘 어울린다.

·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일요일 휴무
· 위치 지하철 6호선 상수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분
· 문의 02-333-6919

<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사진="황정옥·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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