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제조기 유재학, 2012도 ‘별’난 선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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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유재학 감독의 선택은 2012년에도 특별했다. 유 감독은 무명이었던 양동근(31)과 함지훈(28)을 뽑아 키웠고, 지난해 드래프트에서는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고졸 신인 이우균(20)을 뽑아 프로에 데뷔시키며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다.

 유 감독은 지난달 31일 열린 드래프트에서 4명을 선택했다. 1라운드 1순위 선택권의 행운은 대학 정상급 가드 김시래(23·1m78㎝·명지대)를 뽑는 데 썼다. 그러나 이후 선택은 파격이었다.

 2라운드를 건너뛴 유 감독은 3라운드에 목포대 출신 포워드 장동영(25·1m86㎝)을 선택했다. 목포대는 대학 2부리그 팀이다. 장동영도 “이렇게 빠른 순위에 뽑힐지 생각도 못했다”며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장동영은 2006년 성균관대에 입학했다. 그러나 집안 사정 등으로 방황하며 2년 만에 농구부를 나왔다.

 그는 수도방위사령부에서 헌병으로 복무했다. 전역 후에는 목포공단에서 사무직으로 일했다. 하지만 농구를 포기할 수 없었던 장동영은 목포대에 편입해 농구공을 다시 잡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농구대잔치 대학 2부리그에서 가천의대를 상대로 67점을 넣으며 이름을 알렸다. 이는 1987년 이충희(당시 현대전자)가 명지대전에서 세운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64점)을 깬 것이다.

 2군 드래프트에서 유 감독은 1m66㎝의 가드 원지승(23·초당대)을 1순위로 뽑았다. 원지승은 프로농구 출범 이후 최단신 선수다. 원지승은 “중·고교 때도 키 때문에 두 번이나 농구를 그만두기도 했다”며 “키가 작은 게 드리블과 가로채기 등에서 유리한 면도 있다. 감독님의 선택에 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유 감독은 마지막으로 올해 유일한 고졸 신청자 양준영(19·1m80㎝·신림고)을 뽑았다.

 유 감독은 “장동영은 2부 대학 출신이지만 슛이 뛰어나고 돌파도 좋아 다음 시즌부터 실전에 투입할 수 있다. 원지승은 키는 작지만 발이 빠르다. 시야는 김시래 못지않다. 양준영은 제2의 양동근이 될 재목”이라고 설명했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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