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물가상승률 3.4% … 12개월 만에 최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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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 만에 3%대로 낮아졌다. 1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지만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전월 대비 물가도 3개월 연속 올라 소비자 체감물가도 높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 올랐다. 전달보다는 0.5% 상승했다. 과일·채소·수산물 등 신선식품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떨어져 전체 상승폭이 줄었다. 하지만 이들 물가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6.2%여서 소비자 체감도와는 거리가 멀다는 분석이다.

 1년 전에 비해 가격이 많이 오른 품목은 고춧가루(88.1%), 돼지고기(15.4%), 쌀(18.8%), 오이(41.9%), 상추(61.9%) 등이다. 반면 배추(-68.3%), 파(-58.9%), 국산 쇠고기(-7.9%), 무(-44.1%), 마늘(-16.7%) 등은 안정세를 보였다. 집세도 계속 올랐다. 전세는 지난해 1월에 비해 5.9% 올라 6개월째 5%대를 기록했다. 월세 상승률도 3.3%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기획재정부 이용재 물가정책과장은 “설 명절 농산물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며 “앞으로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유럽 재정위기 확산 등이 물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시가 이달 말 시행할 버스·지하철 요금 인상도 물가상승을 가중시킬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버스·지하철 요금이 지금보다 150원(17%) 오르면, 물가상승률은 0.1%포인트 증가한다. 월간 물가상승률에 약 20%의 영향을 주는 수준이다. 정부는 서울시가 버스·지하철 요금을 올리면,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이를 따라 상하수도 요금 등을 인상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물가 관리를 위해 ‘쌀 국장’ ‘배추 국장’ ‘전·월세 실장’까지 등장시킨 상황에서 의지가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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