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뚜껑을 열어보니...

중앙일보

입력

뚜껑을 열어보니 안개속이다. 시드니올림픽 야구예선은 당초 최강으로 평가되던 미국이 예상외로 (마쓰자카가 나오긴 했지만) 일본에 겨우 이기면서 첫경기부터 심상치 않음을 예고했다.

이후에도 빅5로 평가되던 호주가 네덜란드에게 덜미를 잡혔고, 다시 한국은 호주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는 등, 경기마다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2강 3중 3약이란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2경기씩 치른 결과, 약체인 이탈리아와 남아공을 제외한 5개국의 전력차가 아주 크지는 않다는걸 알 수 있다.

한국(1승1패): 한국프로야구의 올스타 선수들이 참가한 한국팀의 장점은 선수층이 두텁다는 것이다. 질과 양, 모든 면에서 주전,후보,선발,불펜 가릴것 없이 경험많은 수준급 선수들로 짜여져 있고, 팀 플레이도 괜찮다.

하지만 2경기를 치른 결과, 한국타자들은 변화구공략에 미숙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투수진도 양적으로는 풍부하지만 일본의 마쓰자카나 쿠바의 콘트라레스와 같은 확실한 믿음을 주는 투수가 없다. 정민태에게 에이스역할을 기대했지만 실망스러웠다.

쿠바(2승): 쿠바는 초반 2경기에서 남아공과 이탈리아를 상대로 몸을 풀었다. 아직 상대다운 상대를 만나지 못해 확실한 전력평가는 힘들지만 쿠바가 강한건 틀림없다.

쿠바는 공,수,주가 모두 갖추어진 팀이다. 콘트라레스가 중심인 된 투수진, 라나레스를 축으로 한 타선은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와 대등한 경기를 펼칠정도로 가공할 위력을 보여주었다.

기동력,조직력,수비,작전수행능력등 야구에 필요한 거의 모든것을 겸비하고 있다. 올림픽 2회연속 금메달과 각종 세계아마대회 석권에서 알 수 있듯, 경험도 풍부하고 큰 경기에도 강하다.

약점을 찾기 어려운 팀인데 굳이 찾자면 나무배트에 얼마나 적응했냐 여부이다. 이변 속에서도 여전히 이번 올림픽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일본(1승1패): 일본은 미국전에서 비록 패하긴 했지만, 첫경기 미국전에서 마쓰자카가 눈부신 호투를 보여준데 고무되어 있다. 마쓰자카는 최근 프로경기에서의 부진을 씻고 다시 위력을 되찾은 모습이다.

이외에도 나카무라,마쓰나가등 프로선수들이 제몫을 해주고 있다. 수비,조직력,기본기도 매우 우수하다.

하지만 일본은 프로와 아마선수의 실력차가 너무 크다. 투수진에선 마쓰자카와 구로키외엔 믿을만한 투수가 없고, 아마로 구성된 하위타선이 너무 약하다. 아마선수들이 프로선수와 어느정도 밸런스를 맞추느냐에따라 일본의 4강여부가 결정날 것이다.

미국(2승): 마이너리그 유망주 위주로 구성된 미국팀은 일단 투타 모두에서 힘이 있다. 투수진엔 메이저에서도 손색 없을만한 좋은 투수들이 많고, 타선도 짜임새가 있다. 기동력도 좋다. 명장 라소다감독의 용병술 역시 강점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젊은 선수들로 구성되서 그런지 팀이 설익은 느낌이다. 경기운영능력이 미숙하고 조직력,팀 플레이에도 문제가 있다.

호주(1승1패): 약체 네덜란드에겐 지고, 한국팀은 이기는 등 종잡을 수 없는 도깨비팀이다. 경기마다 기복이 심한 가운데서도 호주가 파워가 있는 팀인건 분명하다.

아메리칸 스타일의 야구를 구사하는 호주는 힘을 바탕으로 짜여진 타선중에서도 특히 1번 버튼,3번 닐슨이 위협적이다. 홈 어드밴티지의 이점에다 의외로 수비도 탄탄한 모습이다.

하지만 단기적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투수진이 빈약하고, 닐슨 등,특정 선수에게만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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