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복제 급증 … 마그네틱 현금카드 퇴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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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뒷면에 까만 자기띠가 있는 마그네틱 현금카드가 올해 안에 모두 사라진다. 이 카드를 갖고 있는 은행 고객들은 보안성이 뛰어난 집적회로(IC) 카드로 바꿔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31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2년 업무설명회에서 복제 위험에 취약한 마그네틱 현금카드 사용을 9월부터 전면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3월부터는 은행 업무시간 중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마그네틱 현금카드 사용이 제한된다. 현재 발급된 현금카드 1억 장 가운데 2000만 장가량이 마그네틱 방식이다. 권한용 금감원 부국장은 “마그네틱 카드는 자기띠 안에 금융정보가 암호화되지 않고 담겨 있어 복제하기 쉽고 범죄에도 자주 이용된다”며 “9월 이후에도 IC 카드로 바꾸지 않으면 전국 8만6000대의 ATM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IC 카드는 각 은행 창구에 신청하면 바로 발급받을 수 있다.

 이로써 40년 이상 국내 금융거래에서 핵심 역할을 해온 마그네틱 카드의 퇴장이 본격화됐다. 1969년 신세계백화점이 처음 국내에 도입한 마그네틱 카드는 72년 외환은행 비자카드를 시작으로 신용카드 정보 기록 수단으로 널리 사용됐다. ATM이 등장한 79년 이후엔 통장을 대신하는 입출금 수단으로 마그네틱 현금카드가 필수품이 됐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단말기를 통한 불법 복제사고가 급증하며 온라인화하는 금융환경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금감원은 그러나 1억6000만 장에 이르는 신용카드에 대해선 당분간 IC·마그네틱 겸용 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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