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프랜차이즈 History (4) -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2)

중앙일보

입력

1980년 시즌을 앞두고 파드레스는 제리 콜먼을 새 감독으로 영입하였다. 그러나 윈필드가 자유 계약 선수로 풀려 떠난 공백은 너무나 극명하게 드러났다. 파드레스는 지구에서 밑바닥인 6위로 추락했고, 이 시즌을 마친 후 다시 감독을 바꿔야 했다.

또한 11명의 선수가 오간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핑거스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보냈고,(카디널스는 다시 핑거스를 밀워키 브루어스로 트레이드했다.) 이는 투수진에 큰 공백을 가져왔다.

핑거스가 빠진 여파는 금새 나타났다. 프랭크 하워드 감독을 새로 맞이한 1981년에 파드레스는 다시 최하위를 차지했다. 특히 파업으로 단축된 이 시즌에 파드레스는 41승 69패(승률 .373)에 그쳐, 초기 6시즌을 제외하면 가장 저조한 승률을 올렸다.

1982년 시즌을 앞두고 파드레스의 운명을 짊어지게 된 딕 윌리엄스 감독의 어깨가 무거웠던 것은 당연하다. 더구나 팀은 연봉 인상을 요구하던 유격수 아지 스미스를 카디널스로 트레이드시켜 버렸다. (이는 훗날 큰 실수로 판명되었다.)

그러나 이 시즌에 파드레스는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162경기를 통해 정확히 5할의 승률을 기록하며 지구 4위로 시즌을 마감하였다. 그리고 이듬해에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다저스에서 자유 계약 선수로 풀리면서 1983년부터 파드레스에 합류한 노장 스티브 가비는 팀에 큰 힘이 되었다.

1984년 1월, 구단주 크락이 사망하고 그의 부인 조언이 구단주가 되었다. 그리고 이 해에 파드레스는 완전히 탈바꿈한 모습을 보였다.

뉴욕 양키스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3루수 그레익 네틀스와 자유 계약 선수로 풀려 입단한 마무리 투수 구스 고시지는 팀의 리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고, 이는 팀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팀 정비에 나선 잭 매키언 단장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또한 새로이 스타로 부상하고 있던 토니 그윈이 생애 처음으로 내셔널 리그 타격왕에 올랐으며, 가비와 카르멜로 마르티네스 등 기존의 스타들도 여전히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들의 활약으로 파드레스는 이 해에 처음으로 지구 패권을 거머쥐어,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LCS)에서 시카고 커브스와 대결하게 되었다.

파드레스는 LCS에서 먼저 2경기를 내주어 패색이 짙어 보였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도 선수들의 승부욕은 조금도 꺾이지 않았다. 결국 파드레스가 3승을 내리 따내는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월드 시리즈에 올랐고, 명장 스파키 앤더슨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대결하게 되었다.

타이거스는 이 해에 시즌의 초반 1/4을 소화한 시점에서 9할에 가까운 승률을 기록하는 등 거침없는 기세로 아메리칸 리그 동부 지구를 제패했고, LCS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3전 전승으로 격파한 강팀이었다. 잭 모리스와 기예르모 "윌리" 에르난데스, 커크 깁슨과 앨런 트래멀 등의 스타들로 무장한 타이거스의 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파드레스는 첫 우승의 야망을 불태웠으나, 타이거스의 기세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파드레스는 2차전 한 경기를 따내는 데에 그치며 월드 시리즈 우승의 꿈을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 했다.

이듬해에도 파드레스는 강팀의 면모를 잃지 않았으나, 1984년의 성적을 재현하지는 못했고 그윈도 하향세를 보였다. 1985 시즌을 지구 공동 3위로 마감한 파드레스는 이듬해에 감독을 스티브 보로스로 교체하였으나, 74승 88패에 그치며 4위로 내려앉았다.

1987년 포수 베니토 산티아고가 리그 신인왕이 되었으나, 전력의 누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해에 래리 보워 감독의 파드레스는 다시 최하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이 시즌이 끝난 뒤 가비는 은퇴하였다. 구단주 조언 크락은 이 해에 팀 매각을 심각히 고려하기도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1988년에도 부진이 계속되자 보워는 시즌 중 지휘봉을 내놓아야 했고, 단장을 맡고 있던 매키언이 감독 자리까지 차지하였다. 이후 파드레스는 상승세를 보여 결국 지구 3위로 시즌을 마감하였다. 그윈은 1984년과 1987년에 이어 3번째로 타격왕이 되었다.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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