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계속 폭등…34달러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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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유가격이 6일(이하 현지시간) 또다시 폭등, 뉴욕과 런던시장에서 일제히 배럴당 34달러선을 돌파하며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품시장의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는 이날 배럴당 33.99달러에 거래가 시작된 뒤 34.95달러까지 치솟았다 34.90달러로 마감돼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직후인 지난 90년 11월 이후 10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시장 유가는 배럴당 1달러 7센트나 폭등, 올들어 최고치였던 지난 3월 7일의 34.37달러를 무너뜨린 것은 물론 배럴당 35달러선까지 위협했다.

런던석유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33.05달러로 개장된 뒤 34.30달러까지 올라갔다 전날의 32.98달러보다 무려 1달러 30센트 폭등한 34.28달러로 마감됐다.

런던시장 유가도 이로써 배럴당 34달러선을 돌파하며 지난 90년 11월 이후 10년여만의 최고기록을 하루만에 경신했다.

OPEC 기준유가 역시 5일 32.50달러를 기록, 이 기구의 증산한계선인 배럴당 28달러선을 17일 연속 웃돌았다고 빈에 있는 OPEC사무국이 6일 밝혔다.

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압둘라 빈 압델 아지즈 사우디 왕세자는 이날 뉴욕에서 "사우디는 석유소비국들의 요구를 보장할 목적으로 공정한 유가정책을 추구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석유시장 전문가들은 그러나 사우디의 대폭증산 방침에도 불구, 오는 10일 열리는 OPEC 각료회의에서 시장을 안정시킬 만큼 충분한 물량의 증산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여전히 우세해 유가가 계속 뛰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석유연구소(API)가 이날 오후 주간보고서를 통해 미국내 석유재고량의 감소를 발표할 것이란 관측에 따라 폐장직전 유가가 폭등세로 돌변했다.

석유전문가들은 미국의 석유재고량이 24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고 난방유 재고는 1년 전에 비해 40%나 격감, 이제 증산이 이뤄진다 해도 올겨울 난방유 부족사태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들어 유가가 당분간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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