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할리우드 스타 대니얼 대 킴 “최민식 좋아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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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대 킴(왼쪽)이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장(전 미국 백악관 선임보좌관)으로부터 ‘자랑스러운 한인’ 기념패를 받고 있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정말 좋아한다. 지금 추진하고 있는 건 없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출연하고 싶다.”

 한국계 할리우드 스타인 대니얼 대 킴(한국이름 김대현·44)은 꽉 찬 느낌을 주는 배우였다. ‘오늘날 당신의 성공에 약간의 행운도 있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운은 노력과 끈기가 만나는 교차로(intersection)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당차게 받았다.

 1월 13일은 110년 전인 1902년 102명의 한국인이 하와이 땅을 밟으면서 미국에 처음 이민이 시작된 날이다. 지난 13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중심가 뉴지움에서는 한미경제연구소(KEI) 주최로 ‘2012년 미주 한인의 날’(코리안-아메리칸 데이) 행사가 열렸다.

 대니얼 대 킴은 지영석 세계출판협회 회장, 피터 리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와 함께 ‘자랑스러운 미주 한인’으로 선정됐다. 그는 “한국계라고 해서 미국에서 연기하는데 특별한 장벽이나 어려움을 느끼진 않는다”며 “지금은 미국 사회에서 한국이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하는 시기인 만큼 긍정적인 한국인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에서 태어나 두 살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 1.5세대이다. 미국의 인기 드라마 ‘로스트’에서 배우 김윤진과 부부로 출연해 미국과 한국 양쪽에서 사랑을 받았다. 하와이를 배경으로 범죄 조직에 맞서 싸우는 액션 드라마 ‘하와이 파이브-오’에서 특수수사팀 요원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한국 드라마와 미국 드라마의 차이를 묻자 그는 “한국 드라마가 더 정서적이고 깊은 느낌을 준다”며 “제작비를 많이 들이는 것보다 좋은 스토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06년 미국 피플지가 선정한 가장 섹시한 남자에 선정되기도 한 그는 “좋은 배우가 되려면 자신의 역할에 대해 철저히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려깊은 역할이든, 액션이 필요한 역할이든 모두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욕대에서 연기학을 공부했지만 그는 “지금도 (연기에 대해) 도전하고 있고,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관심도 많았다. 즐겨본 한국 드라마가 있느냐고 묻자 ‘겨울연가’ ‘내 이름은 김삼순’ ‘모래시계’ 등을 줄줄이 열거했다. 좋아하는 한국 배우는 최민식이라고 주저없이 대답했다. 여자 연기자 중에선 이영애, 최지우를 좋아한다고 했다.

 “영화 ‘올드보이’도 좋아하는데 ‘파이란’을 보고 최민식의 연기에 반했다. 놀라운 배우이고, 세계적인 수준이다. 너무 좋았다.”

 한국에서 맡고싶은 역할을 묻자 “한국어가 유창하지 못해 다양한 역할을 맡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대니얼 대 킴은 5월 여수에서 열리는 엑스포 행사 때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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