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법인 내달 1일 정식 출범

중앙일보

입력

르노-삼성자동차㈜ 법인이 9월 1일 출범한다. 이로써 그동안 법정관리를 받아온 삼성자동차㈜는 설립 5년 5개월만에 문을 닫게됐다.

삼성차 관계자는 31일 "르노-삼성차 출범식은 다음달 7일 부산공장에서 할 예정이지만 서류상으로 삼성차 법인은 1일자로 문을 닫고 새법인이 출범한다"고 밝혔다.

르노측은 출범식에 맞춰 구체적인 향후 공장 운영계획과 생산규모 등을 발표할예정이지만 일단 연내 월 5천대까지 생산량을 늘린 뒤 오는 2003-2004년까지 연간 15만대까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측은 또 2005년까지 연간 24만대를 생산하고 장기적으로는 신차종 개발과 함께 연간 50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확충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차 출범을 무엇보다도 환영하는 쪽은 삼성차공장 가동중단과 생산량 축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들이다.

협력업체들은 그동안 매각협상타결후에도 일부 채권단의 삼성차 정리계획안 불복으로 다소 불안해 했지만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됨으로써 다시 활기에 차 있다.

삼성차에 시트를 공급하고 있는 카테크의 경우 삼성차공장 가동재개로 30명까지 줄였던 종업원수를 최근 다시 124명까지 보강, 생산량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이 회사 정병길(鄭秉吉) 사장은 "그동안 직원들에게 상여금조차 제대로 주지 못해 마음이 아팠지만 르로-삼성차가 우여곡절 끝에 출범하게 돼 공장 분위기는 상당히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덜뜬 분위기는 91개 삼성차 1차 협력업체도 마찮가지다. 삼성차도 최근 1천5백여명까지 생산직 사원수를 늘렸으며 조만간 1백여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영업직 사원도 최근 1천명을 추가로 모집하는 등 새법인 출범준비를 마친 상태다.

그러나 르노-삼성차가 출범한다고 해서 당장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협력업체들은 새로 출범하는 법인과의 재계약문제가 생존여부를 결정짓는 최종관건이다.

현대자동차 등 다른 자동차사에 납품을 하고 있는 협력업체의 경우 상대적으로 자금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삼성차에만 전량 납품하고 있는 22개 전용 협력업체의 경우 여전히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기존 협력업체와 계속 거래를 한다는 르노-삼성차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아직 재계약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은행측이 자금지원을 유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 2천500대인 지금의 생산량으로는 이들 협력업체는 매월 3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실정이고 새법인이 출범한다고 해서 당장 생산량이 협력업체의 손익분기점인 월 8천대까지 확대되지는 않을 전망이어서 이들의 시련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의 우려 섞인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르노-삼성차의 출범은 지역경제에 큰 활력이 될 것이라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부산시 배태수(裵泰守) 경제정책과장은 "르노-삼성차 출범으로 고용유발효과와 함께 수조원대의 생산유발효과가 기대돼 침체일로에 있던 지역경제 회생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부산=연합뉴스) 박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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