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총영사관 안전 '구멍'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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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국 총영사관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하면서 공관 경비 및 안전에 대한 문제가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LA총영사관의 공관 건물 보안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LA총영사관을 방문한 한 민원인이 금속탐지기를 통과한 후 경비원으로부터 다시 검사를 받고 있다. 김상진 기자

LA총영사관이 보안관리 부문에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 7일 새벽 0시53분 신원 미상의 한 남성이 윌셔 불러바드 쪽에 위치한 공관 출입문 옆 유리창을 두차례나 돌로 깨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지만 같은 날 오전 7시50분 직원이 출근하기까지 총영사관 관계자 그 누구도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뿐만 아니라 총영사관 경비 용역을 맡은 경비회사는 물론이고 관할 경찰서에서도 전혀 사건 발생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실이 전해지자 한인사회에서는 "재외국민을 보호하고 안전을 책임져야 할 재외공관이 스스로의 안전도 지키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라면서 "재외국민 안전과 관련된 사안이 발생했을 경우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12월 15일에는 LA중국총영사관에 중국계 시위자가 총기를 난사하면서 외교 공관의 치안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상태다.

한 한인은 "일반 건물도 유리창이 깨지거나 하면 바로 경비회사로 연락이 가는데 어떻게 공관 출입문 유리창이 깨졌는데 7시간 동안 아무도 모를 수 있었느냐"며 "LA총영사관이 안전문제에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범인이 유리창만 깨고 공관 내부로 침입하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만약 공관 내부에 들어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5층 건물을 헤집고 다녔어도 전혀 몰랐을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특히 월 2600달러를 경비용역비로 지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건이 전혀 파악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고 낭비라는 지적이다.

출입문 유리창이 돌로 쉽게 깨지는 재질로 사용된 점 관할 경찰과의 유기적 협조체제 미비 등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 외에도 총영사관 내부 출입시 금속탐지기를 통과하게 되어 있으나 이 역시 너무 형식적으로 처리되고 있어 흉기나 무기 소지자를 색출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총영사관측은 9일 경찰영사를 통해 관할 경찰서장에게 순찰강화 등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약 2개월 전에도 한 정신이상자가 LA총영사관 건물 뒤편 민원실 쪽 유리창을 깨트리려다 체포된 사실이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김병일 기자 mirs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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