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빙벽등반대회 D-4, 설레는 청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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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13일부터 청송 얼음골에서 ‘2012 청송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이 열린다. 이 대회는 세계 5개국을 순회하며 열리는데 청송에서 시즌 첫 대회를 치른다. 사진은 지난해 경기 모습.

오는 13일 경북 청송군에서는 월드컵 대회가 열린다. 이름 그대로 세계 선수들이 기량을 겨루는 국제대회다. 종목은 아이스클라이밍. 빙벽을 오르는 경기다. 대회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올해 대회에는 세계 25개국에서 최정상급 클라이머 130여 명이 참가한다. 청송군은 지역에서 열리는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오지 청송을 국내외에 알리는 역할 때문이다.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청송군 권영면(54) 새마을경제과장은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은 청송군이 생긴 이래 처음 열리는 국제 스포츠 행사”라고 말했다.

 청송군은 대회 유치 과정부터 운이 좋았다.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은 그동안 유럽에서 주로 열렸다. 각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1년 동안 5개국을 돌며 빙벽 오르기 경쟁을 벌인 뒤 성적이 합산돼 세계 랭킹이 발표된다. 우리나라는 난이도 경기에서 박희용(29) 선수가 현재 남자 부문 세계 랭킹 1위며, 신윤선(31) 선수는 여자 부문 세계 랭킹 3위에 올라 있다. 한국 선수들의 뛰어난 기록 때문에 2010년 국제산악연맹은 대회를 유럽을 벗어나 처음으로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대한산악연맹은 이후 개최지를 공모했다. 청송군과 충북 영동군이 신청했다. 청송군은 부동면 내룡리 얼음골의 인공 빙벽을 제시했다. 세로 63m 폭 100m인 국내 최대 얼음벽이다. 청송은 빙벽의 질과 규모는 물론 10여m 근거리에서 경기를 관전할 수 있는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아 개최지로 결정됐다. 대회의 개최 방식은 청송을 더욱 들뜨게 만들었다. 한번 정해진 개최지는 5년 동안 계속 대회가 열려서다. 청송 월드컵은 그래서 2015년까지 해마다 개최된다.

 그러나 지난해는 대회를 앞두고 생각지도 않은 불운이 뒤따랐다. 인근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때문이다.

 대회는 경기 위주로 축소됐다. 관광객을 최소화하느라 첫 대회는 5000여 명이 모이는데 그쳤다.

 한동수 청송군수는 “올해는 적어도 2만명은 찾을 것으로 본다”며 “청송과 특산물 청송사과를 국내외에 알릴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대회 참가 규모는 지난해보다 20%가 늘어났다. 외국 선수단은 주왕산관광호텔 등지에서 3박4일을 머무른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담으려는 사진가의 발길도 이어진다.

 월드컵에 앞서 7∼8일 이틀은 ‘네파컵 청송 주왕산 전국 아이스클라이밍 선수권대회’가 열렸다. 또 전국의 시·도 산악연맹은 월드컵 기념등반대회를 연다. 월드컵을 계기로 청송은 벌써 국내 아이스클라이밍 중심지로 자리잡은 것이다.

 청송군은 월드컵 기간 빙벽등반, 얼음썰매장 등 체험과 주왕산·주산지·송소고택 등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또 청송사과 등 특산물도 판매한다.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2000년 첫 대회가 열렸다. 난이도 경기와 속도 경기로 나뉘어 진행된다. 난이도 경기는 높이 18m 경사 90∼180도 빙벽을 주어진 시간에 오르는 방식이다. 속도 경기는 높이 15m 경사 90도의 빙벽을 최대한 빨리 오르는 경기다. 난이도 경기 1등에 4000유로(한화 약 600만원), 속도 경기 1등에 2000유로가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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