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학원 선택은 스스로 … 커리큘럼 따라 차근차근 공부하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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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스기숙학원에서 재수생활을 보낸 장원혁(오른쪽)씨가 재수선행반 수험생에게 수학 문제를 설명해 주고 있다. [김진원 기자]

기숙학원은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차단돼 외부와 격리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든 생활을 생활담임교사가 관리하고 외출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허용하는 곳이 많다. 이런 환경에서 성실히 공부하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기숙학원을 통해 재수에 성공한 선배들은 자신의 의지로 선택해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글=김만식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펜타스기숙학원에서 공부해 지난해 연세대 치의예과에 수능우선선발로 합격한 장원혁(20·남·문경 점촌고 졸업)씨는 “인터넷 게임에 대한 유혹을 이겨내기가 힘들것으로 생각해 기숙학원 선택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씨는 “부모님의 결정에 따라 오게 된 경우는 중간에 학원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기숙학원으로 재수를 결정하면서 학원 선택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펜타스기숙학원을 선택한 이유는 토요일마다 일주일간 배웠던 수학수업의 시험결과를 토대로 수준별 보충수업을 받을 수 있었던 수리집중코스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장씨는 “기숙학원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자신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숙학원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조바심에 과도한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학원수업과 주어진 자습시간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영일교육컨설팅 기숙학원에서 재수해 이화여대 국어교육과에 수시로 합격한 민고은(20·여·공주사대부고 졸업)씨는 “재수는 단기간에 승부가 결정나는 싸움이 아니다”라며 “초반에 너무 무리해서 새벽 1~2시까지 심야자습을 하거나 공부량을 늘리는 것은 빨리 지치게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학원의 모든 교육과정이 수능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학원에서 시기별로 강조하는 내용을 꾸준히 따라가기만 해도 충분하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주소를 기숙학원으로 이전해 수능까지 치룰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안성탑클래스기숙학원에서 반수를 선택한 서울(20·남· 서울 중산고)씨는 자신의 주소를 학원으로 이전해 수능시험까지 치루고 집으로 돌아갔다. 서씨는 “이러한 제도가 없는 학원에서는 수능 2~3일전에 집에 가야 하기 때문에 남은기간 자기관리가 소홀해져 시험을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공부해 왔던 동료들과 수능에 맞춰진 시간표로 마무리를 할 수있어 마음 편하게 공부할 수 있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서씨는 지난해 연세대 건축공학과에 수시 일반전형으로 합격했다.

 본인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기숙학원을 선택해도 외로움과 불안함에 집중하지 못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특히 기숙학원에서 공부하면 단기간에 원하는 성적을 얻을 수 있겠지라는 생각은 불안함의 원인이 된다. 강남청솔비봉기숙학원에서 공부해 지난해 연세대 시스템생물학과에 수시로 합격한 이동욱(20·남·서울 대일고)씨는 “이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공부량이 늘어났지만 희망했던 성적이 금방 나와주지 않아 불안함이 커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적은 자기 자신의 기대와는 달리 모의고사 범위가 늘어나고 그날의 상황에 따라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결과에 동요되지 말고 확신을 가지고 공부하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정기숙학원에서 재수해 정시로 경희대와 공주교대에 지원해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신지은(20·여·안산 경안고 졸업)씨는”기숙학원에서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자신에게 익숙해져 있는 학습법과 공부방식을 고집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씨는 “강사들이 알려주는 학습법이나 방법에 대해 나는 이렇게 공부해 왔으니까 필요없다고 생각해 무시하는 경우가 있는 데 이는 성적상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씨는 “기출문제 분석의 중요성에 대해 들었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시간낭비라고 생각해 하지 않았다. 재수를 하면서는 그 중요성을 인식해 기출분석을 하고 문제유형을 분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방법 찾아야

재수생은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외부와 단절된 기숙학원생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해 학습효율이 떨어질수도 있다. 양수리등용문기숙학원에서 공부해 지난해 서강대 영미문화계로 수시로 합격한 신지원(20·여·서울 이대부고 졸업)씨는 “동료들과 함께 먹고 자면서 공부를 하다보니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공부에만 전념하기 위해 선택한 기숙학원이지만 친한 친구가 생겨 공부에 방해가 되거나 자신의 성격과 맞지 않는 동료들이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이때는 학과강사나 생활담임교사와 상담을 하면서 풀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신씨는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을때 마다 상담을 받았던 것이 기숙학원에서 계속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남자의 경우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청솔기숙학원본원에서 공부하고 지난해 경찰대에 합격한 소진호(20)씨는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고 학업과 체력 증진에만 집중하면서 학업을 차근차근 해나갔다”고 말했다. 학업 스트레스를 줄이고 안정적인 마음가짐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다. “갇혀 있다는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에 답답하면 땀을 흘리는 운동으로 체력도 기르고 스트레스도 해소했다”고 말했다. “조금이라도 힘들거나 나태해지면 스스로에게 다짐하거나 지도 강사와 계속 상담하며 의지를 다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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