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세계반도핑기구, 한국선수단 `암행' 약물검사

중앙일보

입력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시드니올림픽 한국선수단에 대해 비밀리에 약물검사를 해 배드민턴과 유도 등 일부 종목 선수들의 소변샘플을 받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WADA는 2000 말레이시아오픈 배드민턴대회(8.15∼20)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13일 샤알람 호텔에 도착한 올림픽대표선수 17명 중 6명에 대해 도핑테스트를 실시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WADA 요원 2명의 약물검사를 받은 선수는 혼합복식 세계최강 나경민(대교), 김동문을 비롯, 하태권과 유용성, 김지현(이상 삼성전기), 손승모(원광대) 등 6명이다.

WADA는 또 지난달 말 유도대표팀의 전지훈련 장소인 호주 시드니에 검사관을 불시에 파견, 선수들의 소변을 채취했다고 유도회 관계자는 밝혔다.

권승택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선수단이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WADA 검사관들이 다가와 소변샘플을 요구했다"며 "출국전 영양보충제로 자라 엑기스를 섭취했지만 국내 검사에서 음성반응이 나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의무분과위원은 "WADA는 IOC로부터 독립된 기구로서 금지약물 대상 및 허용치에도 차이가 있는 점에 주목해야한다"며 "특히 우리선수들은 보약을 많이 먹기 때문에 흥분제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오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 하계올림픽 대회기간 이외에도 수시로 약물검사를 할 수 있는 WADA는 지난 해 11월 IOC의 후원으로 출범했으나 호주와 캐나다에서 조직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어 IOC와 미묘한 갈등을 빚고 있다.

김승곤 태릉선수촌 훈련본부장은 "WADA로부터 아직 검사 결과를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히고 "우리 선수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약물검사에 대한 경계심을 더욱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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