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소가 더 많은 우유 만들어 … 직원 급여 30% 해당액 복지에 투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짐 굿나잇

“인재가 회사를 계속 다니는 것은 큰 이익이다. 사람을 새로 뽑고 훈련시키려면 비용이 든다. 헤드헌터에게 줄 돈을 직원에게 주고 싶은 것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SAS 본사에서 만난 짐 굿나잇(69) 최고경영자(CEO)는 “직원 급여의 30%에 해당하는 돈을 매년 복지에 투자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통계학 박사인 그는 1976년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교수 시절 맡았던 농산물 수확량 예측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이 회사를 창업했다. 이후 35년간 매년 이익을 내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성장했다.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기업이나 정부에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주 업무다. ‘정보의 홍수’ 시대가 진전될수록 회사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 2010년 매출액은 24억 달러(약 2조8000억원). 이 분야 세계 1위며, 비상장 소프트웨어(SW) 기업 가운데서도 최대다.

 굿나잇 회장은 “직원을 대우하면 그 직원은 회사에 기여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그는 “‘행복한 소가 더 많은 우유를 만든다’고 하지 않나. SW회사의 자산은 사람이다. 내 자산의 95%가 매일 저녁 정문을 빠져나가 집으로 간다. 이 사람들이 매일 아침 다시 돌아오고 싶어 하도록 업무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이 회사에 가져오는 창의성이야말로 SAS의 비교우위라는 설명이다.

 굿나잇 회장은 “야근을 해봐야 버그(프로그램 가운데 잘못된 부분)밖에 만들지 못한다”며 정시 퇴근을 강조하는 경영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2005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게재한 논문에서 “가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창조적 사고를 가진 직원들, 즉 ‘창조적 자본’을 최적으로 활용할 때 기업은 융성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아울러 SW회사가 경쟁에서 이기려면 큰 기업도 막 창업한 회사처럼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SW산업은 진입 비용이 거의 제로다. PC 한 대만 있으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

늘 새 회사가 탄생하고 경쟁이 심한 만큼 초기 기업 같은 긴장과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별취재팀 서울=김창우·박태희·정선언, 캐리(미국)=박현영, 텔아비브·하이파(이스라엘)=이수기, 뮌헨(독일)·니스(프랑스)=심서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