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1947~2011 … 휴일에도 각계 조문 행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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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31일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빈소를 찾아 영정에 90도로 고개 숙이며 조문하고 있다. 이날 박 위원장은 “참 깨끗하신 분이었다.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뉴시스]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타계한 지 3일째 되는 임진년 첫날에도 조문 행렬은 계속됐다. 1일 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벽면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시민들이 붙여 놓은 메모지로 가득했다. 같은 당 손학규 고문을 비롯해 이인영 전 의원,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이날도 빈소를 지켰다. 이홍구 전 총리(중앙일보 고문), 김덕룡 민화협 의장,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한나라당 소속 정의화 국회부의장과 정두언 의원, 송영길 인천시장 등도 다녀갔다.

 미국 로버트케네디 인권센터를 설립한 캐리 케네디 대표는 김 고문을 기리는 서한을 보내 왔다.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딸인 그는 김 고문을 “인권영웅이자 민주주의 투사, 노동운동 지도자이자 지식인 운동 지도자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삶을 살았다”며 “ 정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상실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고문은 부인 인재근씨와 로버트케네디 인권상을 공동 수상했었다.

 오후엔 가족 단위의 조문객도 많았다. 두 자녀와 함께 온 조정완(53·영등포)씨 부부는 “새해 첫날 아이들에게 뜻깊은 일이 될 것 같아 데리고 나왔다”고 했다.

 12월 31일에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조문했다. 5분 정도 시민들과 함께 줄을 서 차례를 기다려서였다. 박 위원장은 조문한 이후 기자들에게 “참 깨끗하신 분이었다. 나라를 위해 하실 일이 많은데 세상을 떠나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이준석 한나라당 비대위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김 고문이 고문을 당했던 남영동 옛 대공분실 일대의 거리 사진을 올려 추모의 뜻을 밝혔다.

 31일엔 입관식이 열렸다. 함세웅 신부는 “김근태를 역사의 심장에 남긴다”고 했고, 아들 병준(33)씨는 “아버지를 보내드리겠다.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대로 살아가겠다”고 했다.

강인식·강나현 기자

▶김근태 빈소 찾은 박근혜 90도 인사 "참 깨끗하셨던 분"
▶고문 현장 남영동 옛 대공분실에 경찰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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