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가격 2개월째 상승해 물가압력 가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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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와 액화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입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지난달 원재료 가격이 전월에 비해 3.1% 상승, 2개월째 오름세를 지속했다. 이에따라 앞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중 가공단계별 물가동향'에 따르면 원재료는 원유와 액화천연가스를 중심으로 전월에 비해 3.1% 상승해 지난 6월의 6.5% 이후 2개월째 오름세를 보였다. 작년 동월에 비해서도 28.1% 올라 지난 6월의 22.3%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원재료 가격은 지난 3월 2.1% 상승했다가 4월(마이너스 0.1%)부터 하락, 5월 마이너스 4.7% 등으로 2개월 하락한뒤 6월에 상승세로 돌아섰었다.

원재료의 전년동월대비 가격은 작년 8월 이후 1년째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상승폭도 99년 8월 6.1%, 9월 6.9%, 10월 12.4%, 11월 15.2%를 기록한 데 이어 12월 20.1%로 급등한 이후 8개월째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6월이후 2개월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원유와 액화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입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라며 "이는 향후 비용상승에 의한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재료 가운데 국산품은 전월과 같은 반면 수입품은 3.8% 올라 수입원재료가 가격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재는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펄프 및 종이제품과 화학제품이 올랐으나 섬유제품과 일반기계 및 장비, 전자부품 등이 하락해 전체적으로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이와함께 최종재는 자본재가 환율하락으로 방사기와 직기, 현미경, 일반기계.장비, 정밀기기 수입품이 내린데 힘입어 전월대비 0.3%, 소비재가 과일류와 채소류 위주로 0.3% 각각 하락하면서 전체적으로도 0.3% 떨어졌다. 이에 따라 가공단계별 총지수는 전월대비 0.2% 상승했고 작년동월에 비해서는 5.0% 올랐다.

원재료 및 중간재 지수는 인플레이션 선행지표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으며 최종재 지수는 재화부문의 종합적인 인플레이션 측정지표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지표중의 하나로 자본재를 포괄하는 최종재 지수의 등락을 중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종재 지수는 소비자 물가지수(CPI)와 대체로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CPI와는 달리 자본재 부문이 포함되고 서비스부문은 제외됨에 따라 자본재가격이나 서비스 물가가 크게 오르거나 내릴 때는 CPI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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