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연소 비대위원 이준석은 누구?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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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까지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도와 한나라당을 이끌어갈 비대위가 27일 공식 출범한다. 미국 하버드대 출신 이준석(26) ‘클라세스튜디오’ 대표가 비대위 최연소 위원으로 파격 발탁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씨는 지난달 17일 서울 성수동 야학장에서 박 위원장을 만나 이 같은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씨가 정치와 맺은 인연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년 전부터 자신이 만든 봉사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을 통해 정치인들과 안면을 텄다.

서울 성수동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야학장에서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있는 이준석 대표. 왼쪽은 `공부의 신` 강성태 대표다. [사진=중앙포토]

이명박 대통령과의 인연은 2009년 시작됐다. 그해 12월 청와대 `봉사자 모임`에서다. 대학생 교육봉사단체이자 사회적 기업인 `공부의 신` 대표 강성태씨와 함께 청와대를 방문한 이씨는 이 대통령 앞에서 "우리 사회에서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으면서도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고 공교육의 구멍을 메워줄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공부 기부"라고 제안했었다.

그러면서 대학생들의 자발적 봉사를 끌어내려면 우리나라에도 미국식 `평화봉사단(Peace Corps)`이나 교사들의 모임인 `티치 포 아메리카(TFA)` 같은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봉사단체가 필요하다고 역설했었다. 미셸 리 전 워싱턴DC 교육감도 TFA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공교육 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등 이들 봉사단체가 미국 공교육을 살리는 주축이 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당시 당찬 이씨의 태도에 매우 놀랐다는 후문이다.

이런 제안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봉사활동을 열심히 한 대학생에 대해 국가가 인증서나 배지를 주는 방안을 연구하기도 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다. 교과부는 당시 20억원 예산으로 `해외봉사단`에 참여한 대학생 봉사단체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이씨의 한나라당 비대위 참여로 인해 이런 계획들이 다시 실행될지는 미지수다.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이 주최한 지난 8월 대학생 교육 기부 세미나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참석하기도 했다. 임 전 실장 역시 야학장을 방문하고 학생들을 격려했었다.

이씨는 2007년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무료 과외를 해주는 대학생 봉사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을 만들었다. 그는 당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몸이 불편했던 장애인 선배가 휠체어를 끌고 아이들을 돕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건강한 나는 사람들을 더 열심히 도와 사회봉사를 해야겠구나"하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명문대생 100여명으로 시작됐다. 이씨는 창립 당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 따라 조폭된다던 아이, 중학교 교사들이 "너는 포기해라"고 해서 체념했던 학생들을 직접 만나서 바꾸는 기분을 아세요"라고 반문했다. 또 "교사들의 열정이 부족한 것 같아 답답하지만 우리가 할 일 만들어 줘 고마운 분들이기도 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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