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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탈모? 무리한 다이어트도 원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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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면

머리카락은 하루 기준으로 50~80개는 자연스럽게 빠지진다. 하지만 100개 이상 빠진다면 탈모일 가능성이 높다. 요즘엔 탈모로 고민하는 청년층이 늘었다. [중앙포토]

최근 부분가발을 착용한 직장인 김화진(36·여·경기도 의정부시)씨. 어느 순간 머리카락이 푸석푸석해지고 가늘어지더니 정수리가 휑하게 드러났다. 요즘 이렇게 대책 없이 빠지는 머리카락 때문에 고민하는 20~30대가 늘고 있다. 이른바 ‘확산형 탈모’다. 확산형 탈모는 유전형이나 원형탈모와는 다르다. 필수영양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모근(毛根)의 힘이 약해진 것이 원인이다. 머리카락은 나무와 같다. 애정을 갖고 영양을 제대로 공급해야 무성하게 잘 자란다. 확산형 탈모의 예방과 치료법을 소개한다.

나이 들수록 여성이 남성보다 탈모 많아

나이가 들면서 머리카락이 빠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2009년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탈모환자는 약 18만 명. 인구 10만 명당 374명이 탈모 치료를 받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전체의 48%가 20~30대의 젊은 층이었다. 남녀 차이도 별로 없었다. 남성은 52%, 여성은 48%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남성보다 여성이 많았다.

 탈모가 일어나는 시기도 점차 빨라진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홍창권 교수팀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탈모로 병원을 찾은 1218명의 환자의 나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평균 탈모 발병 연령이 2006년 34세에서 2010년 31세로 어려졌다. 대한피부과학회 홍보이사 심우영 교수(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는 “식생활이 바뀌고 청년 취업난으로 스트레스가 많아지면서 탈모로 고민하는 청년층이 늘었다”고 말했다.

 머리카락은 주기적으로 성장기→퇴행기→휴지기를 반복한다. 확산형 탈모는 영양을 공급받지 못한 머리카락이 생장기를 거치지 않고 퇴행기로 접어들어 빠지는 것을 말한다. 전체 머리카락의 85%가 성장기에 있어야 하는데 확산형 탈모는 이 비율이 턱없이 낮다.

M자형·O자형·U자형은 호르몬 문제

탈모에도 유형이 있다. 따라서 원인도 다르고 치료법에도 차이가 있다.

 먼저 안드로겐 유전형 탈모로 알려진 남성형 탈모다. 이 유형은 머리 앞쪽과 옆쪽으로 광범위하게 탈모가 발생한다. M자형·O자형·U자형으로 탈모가 진행되다가 뒷머리에만 머리카락이 남는다. 이유는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의 영향 때문이다. 남성호르몬을 차단하는 치료를 받지만 거의 불가항력이다.

 원형탈모증도 있다. 면역시스템의 불균형이나 스트레스에 의해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다행히 원인이 해소되면 다시 자란다.

 확산형 탈모는 머리카락이 서서히 가늘어지다가 모근이 약해져 정수리를 중심으로 탈모가 시작된다. 소위 ‘속알머리’가 휑하니 빈다. 여성에게 많아 여성형 탈모로도 부른다. 요즘엔 남녀 구분 없이 젊은 층에서 많이 나타난다.

 대한모발학회는 최근 13개 대학병원에서 탈모 환자 1220명을 대상으로 탈모 유형과 원인을 조사했다. 그 결과 탈모 남성의 17%가 확산형 탈모였다. 서양 남성이 4~5%인 것과 비교해 월등히 높다.

 심 교수는 “확산형 탈모는 스트레스·호르몬 변화·빈혈·다이어트 등으로 모근 조직세포에 필수적인 미세영양소의 공급부족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담배 끊고 단백질·미네랄 섭취 늘려야

확산형 탈모를 치료하기 위해선 영양공급이 우선이다. 고칼로리·고지방식보다 머리카락의 원료가 되는 단백질과 미네랄 섭취를 늘려야 한다. 육류보다 콩 단백질이 우수하고, 컬러풀한 채소 또는 과일에는 미네랄뿐 아니라 항산화효과가 있어 모낭의 퇴화를 막는다. 요오드가 풍부한 미역과 다시마, 김 등도 탈모 예방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모세혈관을 수축시키는 흡연이나 무리한 다이어트는 모발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므로 삼간다.

 모발에 영양을 공급하는 약도 나와 있다. 예컨대 판시딜(동국제약) 같은 탈모치료제는 머리카락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소를 모근에 제공한다. 모발구성 성분과 약용 효모·케라틴·아미노산·비타민 B군을 배합했다.

 임상시험 결과도 고무적이다. 판시딜을 확산형 탈모 환자 83명에게 6개월 복용토록(식후 30분·하루 3회) 한 뒤 호전도를 평가했다. 엄지 손톱만 한 지름 1㎝ 원 안에 있는 머리카락의 밀도와 숫자를 비교한 것. 그 결과 환자의 82%는 머리카락 밀도가 5% 이상 증가했다. 총 모발 수와 생장기 모발 수도 약 복용 전과 비교해 각각 5.6개, 4.2개 늘었다.

 탈모드 두피모발클리닉 황기선 대표원장은 “탈모가 의심되면 먼저 병·의원을 방문해 원인을 찾는 것이 순서”라며 “확산형 탈모라면 초기부터 치료해야 효과가 더 좋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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