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광케이블 개통 '디지털 시대' 로

중앙일보

입력

구리(銅)선에서 광(光)케이블 시대로 - .

이달 말 공식 개통될 판문점 광케이블망은 남북간 교류와 접촉을 '디지털 시대' 로 한 단계 끌어올릴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오는 14일로 예정된 판문점 연락사무소간 남북 직통전화 라인의 재가동에 즈음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는 시험통화를 거쳐 안정성이 입증되면 이달 말 개통, 29일 평양에서 열릴 2차 장관급회담부터 본격 가동한다는 구상이다.

이럴 경우 6월 평양 정상회담 때 사진 한 장을 전송하기 위해 50여분이 걸리던 어려움은 없어지게 된다.

또 위성방송장비(SNG) 없이도 광케이블을 이용해 북한에서의 회담장면을 생중계로 서울에서 볼 수 있다.

판문점 '평화의 집' (남측)과 '통일각' (북측) 사이 1㎞의 광케이블 구축은 1차 남북 장관급회담(7월 29~31일.서울) 직후 본격 추진됐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정보화 시대에 부응하기 위한 새로운 통신설비가 필요하다는 데 남북한의 견해가 일치했다는 것.

판문점 남북지역 사이에는 이미 회선 설치를 위한 '공(空)케이블' 이 마련돼 있어 불과 며칠 사이에 시험개통이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우리의 통신기술상 회선용량을 기가(giga)급으로 할 수도 있지만 북한의 열악한 사정을 감안해 이보다 1천분의1 낮은 수준인 Mbps급(초당 1백만비트의 정보전송)으로 '눈높이' 를 맞춘 것도 의미있는 대목이다.

북한은 92년 8월 평양에서 개성.함흥 등 11개 지방도시를 잇는 광케이블망을 갖췄다. 그러나 95년 수해로 유실된 뒤 최근 복구를 마쳤다.

판문점 구간의 연결로 서울~평양간 2백40㎞의 광케이블망이 가동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한반도 광통신망 구축을 위한 발판이 마련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정부 당국자는 11일 "6.15공동선언 이후 남북간 다양한 교류협력을 뒷받침할 정보 인프라 구축의 기반을 만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고 말했다.

◇ 광케이블(optical cable)이란〓몇 개의 광섬유 혹은 광섬유 다발을 광학적.기계적 환경조건에 맞게 구조를 만들어 외피를 입힌 것으로 대량의 정보전송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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