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륙 자전거 횡단 '대단한 대한청년'

미주중앙

입력

뉴욕-캘리포니아 대륙횡단을 마치고 LA에 도착한 이동진(24)씨가 21일 오전 중앙일보 앞에서 자신이 타고 온 자전거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해병대 출신 20대 한국 대학생이 '세계 최고 난이도'라 불리는 124마일 아마존 정글 마라톤을 완주하고 자전거로 미 대륙횡단까지 성공해 화제다.

주인공은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에 재학중인 이동진(24)씨.

이씨는 지난 10월 9일 브라질 아마존 산림에서 정글 마라톤에 참가했다. 전세계 45명이 6박7일간 죽음의 레이스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이씨와 다른 10명 만이 완주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곧바로 뉴욕으로 가 자전거 안장에 올라탔다. 10월 22일 뉴욕을 출발해 12월 20일 LA에 도착했다. 59일 걸렸다. 뉴욕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인디애나 일리노이를 거쳤다. 폭설로 인해 버스를 타고 테네시로 내려와 아칸소 오클라호마 뉴멕시코 애리조나를 지나 캘리포니아에 입성했다. 자전거로 달린 거리만 3000마일이 넘는다. 하루 평균 7시간 페달을 밟았다. 영하 15도 날씨에도 멈추지 않았다. 타고난 건강체질이라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았다. 자전거 뒤엔 태극기와 성조기를 나란히 꽂았다. 옷에도 자그마한 태극 문양을 새겼다. 대한민국 청년임을 알리고 싶었다.

횡단 기간 동안 모텔에서 잔 것은 딱 5일. 나머지는 무작정 미국인들에게 잠잘 곳과 먹을 것 등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차가 직접 뒤에 따라 붙어 에스코트 해주기도 했다. 같은 과 친구가 40일을 함께 달려줬다. 이씨는 "300명이 넘는 타인종을 만났는데 코리아를 모르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며 "심지어 '안녕' '감사합니다'라는 한국말까지 할 줄 아는 사람도 있어 신기했고 한국인으로 자부심도 커졌다"라고 말했다.

왜 힘들게 아마존을 뛰고 미국을 횡단했냐는 질문에 이씨는 "'불가능은 없다'라는 말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이씨의 좌우명은 '젊은이에게 가장 큰 죄는 평범해지는 것'. 그래서 히말라야 곤도고로라도 등정했고 지난 8월에는 울진에서 독도까지 12마일 수영대회에도 참가했다.

이씨는 "두려움을 극복하면서 세상을 보는 시야는 더욱 넓어지고 또다른 기회가 보인다"며 "내년에는 또다른 깜짝 놀랄만한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친구들은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을 텐데 조바심이 생기지 않냐는 질문에 이씨는 "대학 생활은 인생에 한 번인 만큼 대학생으로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살리고 사회생활에 필요한 값진 경험을 충분히 쌓고 싶다. 늘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글.사진=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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