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일본 총리, 연설하려 가던 도중 급거 총리 관저 귀환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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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19일 해외 주요언론이 이를 긴급 속보로 전하며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

◇ 미 CNN 정규 방송 중단 = 미국 CNN 등 주요 방송은 18일(현지시간) 밤 10시15분께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이 뉴스를 긴급 뉴스로 보도했다. 곧바로 지난해 말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와 함께 방북했던 인터뷰 진행자 울프 블리치를 전화로 연결해 이 사실을 비중있게 전달하며 해설하고, 여러 전문가들을 계속 연결하며 북한 향후 동향에 대해 예상했다. 김정은 후계체제 등 김정일 사후 체제 전망과 한국 정부가 비상 대응체제를 가동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도 톱기사와 함께 김정일의 생애를 화보로 편집해 올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뉴욕 소재 신문들도 인터넷판에 김정일 사망을 알리는 AP통신 기사를 실었다. 폭스 뉴스, MSNBC 등 뉴스 전문 채널도 김정일 사망 사실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영국 BBC는 인터넷판을 통해 “북한 아나운서가 검은 옷을 입고 등장해 김정일 사망 속보를 전했다”며 서울 주재 루시 윌리암슨 특파원의 말을 인용, 김정일의 죽음이 북한에 엄청난 충격파를 몰고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BBC는 이와 함께 ‘김정일 누구인가’ ‘비밀스러운 가계도’ 등을 게재했다.

◇일 조총련도 “오늘 처음 알았다” = 일본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긴박하게 대응했다. 미사일 위협과 일본인 납치문제 등을 놓고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일본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급작스런 사망 발표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는 19일 낮 도쿄시내에서 세금 인상의 당위성을 호소하는 거리연설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연설 장소로 향하던 중 김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듣고 급거 총리 관저로 되돌아갔다. 노다 총리는 기자들에게 "김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는 보고를 접했다. 내각에 사실 관계를 파악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NHK 등 일본 언론은 김 위원장이 사망했다는 조선중앙TV 내용을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NHK는 19일 낮 12시 정규 뉴스 시간에 한국어 동시 통역원이 조선중앙TV 보도 내용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 소식을 내보냈다.

NHK는 "김 위원장이 지난 17일 오전 현지 지도 길에 병으로 숨졌다"는 북한 TV 보도 내용을 전한 뒤 "최근 이를 예고하는 징조는 어디에도 없었다"는 국제부 기자의 설명을 덧붙였다. 이 방송은 김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나온 이후 정규 방송을 중단한 채 북한과 한국의 동향 등을 내보내며 김 국방위원장의 돌연한 사망 경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수 우익매체인 산케이 신문은 "지난해 9월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의를 44년만에 개최해 3남 김정은을 후계자로 선출했다. 건강 문제를 안고 있는 김정일의 사후 `김씨 왕조`의 안정을 국내외에 어필하려던 차에 사망했다"며 불안한 권력이양을 예고했다.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조총련의 한 관계자는 이날 김정일 사망 소식을 접한 뒤 "오늘 처음 알았다"며 "우리나라는 그렇게 한다. 자본주의 국가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기 게양과 조문 등 조총련 차원의 향후 대책에 대해 "지금부터 논의해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김정일 후계설에 의문도 =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 언론은 이날 일제히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을 긴급뉴스로 전했다.신화사 통신은 이날 오후 김정일 위원장이 17일 사망했다고 긴급 보도했다. 이 통신은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17일 오전 8시30분 현지지도 중 열차 안에서 과로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의 간단한 이력과 함께 1983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이후 9번에 걸쳐 중국을 방문했다고 덧붙였다. 이 통신은 그러나 구체적인 중국 정부 반응이나 북한 현지 표정 등은 전하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김위원장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간단하게 전하고 그의 간단한 이력을 전했다.
홍콩의 문회보(文匯報)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김위원장의 사망뉴스를 긴급뉴스로 전하면서 김정은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이 신문은 특히 김위원장 사망 소식 이후 한국군이 전면비상 경계체제에 돌입해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국제부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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