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권익증진 경영대상] 박흥수 심사위원장 심사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SNS와 같은 뉴미디어의 발전으로 우리는 전혀 예상치 못한 갈등을 겪고 있다.

이제 생산자만큼 똑똑해진 소비자들은 기업에 솔직해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가 기업을 불신하고 호감을 갖지 않는 원인은 기업들이 고객을 기만하면서 나쁜 이익을 챙기려 하기 때문이다. 나쁜 이익이란 기업이 고객과의 신뢰관계를 해치면서 창출한 이익이다. 지금까지는 나쁜 이익을 챙기더라도 성과를 낼 수 있었으나 이제는 불가능해졌다. 전 세계 1억 명 이상의 블로거와 각종 SNS의 확산으로 기업에 대한 소비자 감시가 삼엄해졌기 때문이다.

경영학의 대가 필립 코틀러는 그의 저서 ‘마켓 3.0’에서 시장 발전을 3단계로 구분했다. 마케팅1.0 시대는 기능과 가격으로 차별적 우위를 점했던 시대이고, 마케팅2.0 시대는 이미지와 감성으로 고객에게 호소했던 시대라고 했다. 마케팅3.0 시대는 진정성(authenticity)에 기반한 마케팅만이 기업의 성공과 장기적 성장을 보장하는 시대임을 선언했다.

2010년 발표된 에델만 신뢰지표에 의하면 “기업의 소비자 기만 행위가 일반적으로 발생하는가?”라는 질문에 소비자들의 72%가 “그렇다”고 답했다. 닐슨의 2009년 보고에서도 “기업은 고객보다 이윤추구에만 신경을 쓰는가?” 라는 질문에 80%의 소비자가 “그렇다”고 답했다. 기업은 고객이 최우선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돈을 벌기 위한 겉치레에 불과하다.

이제 고객들은 교묘한 상술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존경받는 기업에서 만든 진정성 있는 상품에 지갑을 연다는 것을 기업은 깨달아야 한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하는 2011 소비자 권익증진 경영대상은 소비자의 권익을 기업이 앞장서 증진시킴으로 기업-소비자 간 신뢰를 회복하는 미래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수상한 기업들이 모범적인 기업의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연세대 경영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