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은 역세권, 지방은 혁신도시 ‘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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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주택시장 전망에 불안감이 있지만 지역 등을 잘 선택하면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최근 3종 주거지역으로 종 상향이 확정된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

2012년 주택 시장도 안갯 속이다.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글로벌 경제 동향이 국내 주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다 투자 환경의 변화로 수요 시장도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불안한 글로벌 경기와 거시적인 경제환경은 주택가격 약세로 작용할 전망이다.

 낮은 경제 성장률과 물가 불안, 금리 부담도 가계의 주택 구매력을 악화시켜 수요 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 규제마저 지속된다면 매수 심리 회복은 어렵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기대 이상의 빠른 경기 회복이나 성장을 보이지 않는 한 경제 여건과 거시 경제지표상으로는 주택 시장의 회복과 정상화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선거 효과는 기대해 볼 수 있다. 2012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함께 열린다. 표심을 잡기 위한 단기 부양책과 유동성 증가 정책이 나올 것이고 늘어난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 어느 정도 유입되느냐에 따라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2012년 주택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상품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투자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까.

 ◆중소형 주택 관심가져 볼 만=아파트 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소형만은 다르다. 올 들어 전국의 전용 60㎡ 이하 아파트 값은 0.86% 올랐다. 전용 60~85㎡ 이하도 0.73% 뛰었다. 이는 전국 아파트 값 평균 상승률(0.59%)은 물론 웃도는 것이다.

 내 집 마련과 재테크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중소형 주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지역에 관계없이 중소형이 모두 강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서울에서는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최근 중소형 아파트 값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평균 집값 변동률인 만큼 지역을 잘 골라 투자한다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중소형의 경우 실수요가 많은 만큼 지하철 역세권 등 교통여건이 좋은 곳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 도심이나 수도권 가운데서도 간선도로나 지하철역이 가까운 곳이다. 나비에셋 곽창석 사장은 “인기지역 급매물을 중심으로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급매물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시세보다 10% 이상 저럼한 물건이다.

 급매물을 잡기 위해서는 평소에 부동산 중개업소와 친분을 쌓아둘 필요가 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을지공인 서재필 사장은 “알짜배기 급매물은 공개하지 않고 친분을 통해 사고 파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시세보다 저렴한 법원경매나 공매도 눈 여겨 볼 만하다. 다만 경·공매의 경우 철저한 권리분석과 수익률 분석을 거치지 않고 분위기에 휩쓸려 낙찰을 받아 손해를 보는 경우가 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경·공매 물건은 대부분 채권에 따른 저당권, 가압류, 가등기 등 등기부상 권리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반드시 이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현장조사는 반드시 거쳐야 한다. 지지옥션 남승표 선임연구원은 “부대비용을 충분히 감안하고 손익계산을 거쳐 시세의 90%내에서 낙찰을 받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지방은 신규 분양 시장 노려볼 만=2012년 분양시장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올해 분양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수도권은 주택 수요자들의 관망세로 인기 지역, 인기 단지 일부를 제외하고는 주택 수요가 그리 많이 붙지는 않을 것 같다.

 반면 지방은 충청권 등 호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올해와 같이 활황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올해처럼 지방 전역에 걸쳐 분양시장이 활황세를 보일 것 같지는 않다. 올해 청약 열기를 등에 업고 일부 지역에서는 신규 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진 데다 분양가가 꽤 많이 뛰었기 때문이다.

 유망 지역으로는 서울·수도권 도심 재개발·재건축 단지나 지방 도심, 세종시·혁신도시 등지가 꼽힌다. 도심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주변으로 학교 등 기반·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수요가 많은 편이다. 지하철역세권 등 교통망이 뛰어난 단지를 적극 두드려볼 만하다.

 공공기관 이전 대상지인 지방 혁신도시도 관심지다. 공공기관 이전이 가시화하면서 수요와 공급 모두 활발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2011년 말 지방 분양시장을 주도했던 세종시에서도 민간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규 분양 물량이 계속 나온다. 소형 아파트 물량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세종시는 내년부터 국무총리실 등 정부 부처가 본격적으로 이전하는 만큼 분양시장이 올해보다 더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분양을 통해 소형 주택 투자에 나서려면 청약통장(청약예·부금, 청약종합저축)이 있는 게 유리하다. 소형 주택은 인기가 많아 미분양이 잘 안 나오기 때문이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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