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전파 수십억 개로 쪼개 분석, 외계생명체 신호 추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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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생명체가 보낼지도 모를 신호를 포착하기 위한 SETI의 전파 망원경.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영역의 행성이 은하 내에 수억 개나 된다면 그중에는 우주를 향해 전파신호를 발사할 정도로 발전한 외계문명도 있을 것이다. 그런 전파를 직접 찾아내려는 것이 1992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시작한 외계지능탐사(SETI) 계획이다. 세계 도처의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수천 개의 표적 항성 주변 행성을 대상으로 외계의 무선신호를 탐지하는 게 목표다. 이 프로젝트는 96년 종료됐지만 84년 설립된 민간기구 세티연구소(SETI Institute·www.seti.org)는 지금도 NASA와 미국과학진흥재단의 후원 속에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연구소는 2007년 이래 42개의 접시안테나로 구성된 전파간섭계인 앨런망원경(Allen Telescope Array)을 UC버클리대 전파천문학연구소와 함께 운영해 왔다. 이 망원경은 500㎒~11.2㎓ 대역의 전파를 90억 개의 각기 다른 채널별로 정밀탐색할 수 있 다.

올 4월 자금난으로 운영이 중단됐다가 지난 5일 가동을 재개했다. 자체 모금한 23만 달러와 미국 우주군사령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했다. 앨런망원경은 케플러망원경이 ‘거주 가능영역’에 있는 것으로 확인한 48개의 행성 후보를 우선 탐색할 계획이다. 질 타터 세티연구소장은 “ 외계 기술문명의 신호를 찾기 위한 탐사를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소의 천문학자 세스 쇼스탁은 “우리가 접하게 될 전파는 생명체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보낸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조현욱 객원 과학전문기자

◆케플러 우주망원경(Kepler Space Telescope)=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외부 행성 추적용 우주망원경으로 2009년 3월 발사했다. 지름 2.7m, 길이 4.7m의 원통형이며 제작비용은 6억 달러(약 6900억원).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와 거의 비슷한 거리만큼 떨어져 우주를 돌며(주기 372.5일) 지구를 닮은 행성을 찾는 것이 주 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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