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결합재무제표, 기업활동 악영향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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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16대 대기업의 결합재무제표상의 부채비율 등 재무지표가 잘못 활용될 경우 기업활동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며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재계는 또 결합재무제표상의 대기업 재무지표가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데 의견을 모으고 정부가 결합재무제표를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지표로 활용치 말아줄것을 요청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일 결합재무제표 작성결과가 기업활동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분위기로 연결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정부에 긴급 건의했다.

상의는 건의서에서 "외환위기 이후 단기간에 300%를 밑도는 부채비율을 일궈낸것은 상당한 성과인데도 단지 정부가 제시한 기준인 200%를 초과했다는 이유로 기업의 구조조정 노력 자체를 부정하고 기업의 실상을 왜곡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결합재무제표상의 부채비율 등 재무지표의 의미와 해석을 잘못할 경우 국내기업의 대외신인도 하락은 물론 기업경영의 투명성 문제를 증폭시킬 수 있다"며 "이를 근거로 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경우 기업경영 의욕을 크게 상실시킬 수 있어 시정을 건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98년 미국 쿠퍼스 앤 라이브랜드(Coopers & Lybrand)와 삼일회계법인에 의뢰해 결합재무제표 방식으로 산출한 97년말 기준 11개 대기업의 부채비율(금융기관 제외)은 323.8∼1천498%에 달한 반면 이번에 나타난 99년말 기준 부채비율은 86.8∼297.8%로 크게 호전됐다"며 " 이번에 처음 작성된 결합재무제표의 지표를 과거의 실적 또는 수치와 비교, 실적을 폄하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2일 그동안 결합재무제표 작성에 참여한 기업의 실무전문가 회의를 열고 제도운영상의 문제점과 개선사항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결합재무제표상 내부거래 비율이 41.7%로 가장 높은 것은 수직계열화가 잘 돼있기 때문이지 결코 비정상거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 삼성은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수직 계열화를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 관계자는 "결합재무제표상의 부채비율도 중요하지만 업종이나 경제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일괄적으로 몇%를 넘는다고 해서 부실한 기업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며 "부채비율이 아주 높으면 문제지만 외국의 주요업체와 비교해 보더라도 현대의 경우 별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LG 관계자도 "이번에 나타난 대기업의 재무지표가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며 "LG의 경우 98년말에 626%에 달하던 부채비율을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273%까지 낮춘 것을 비롯해 앞으로도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노력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SK 관계자는 "정유.석유화학 계열로 특성화된 SK를 비롯해 업종이 특성화된 대기업의 경우 사업구조상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노력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영업실적도 호전되고 있는 만큼 이번 결과를 놓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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