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TV, 격추한 미국 첨단 무인정찰기 `드론` 영상 공개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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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이 자신들이 격추시켰다고 주장해온 미국 중앙정보국(CIA) 소속 무인정찰기 드론을 8일(현지시간) 국영 프레스TV를 통해 공개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프레스 TV는 이날 이란 군이 격추시켰다는 드론을 촬영한 영상을 보여줬다. 방송에 나온 드론의 외형은 온전한 듯 보였다. 하지만 BBC는 "자세히 보면 날개 부분이 파손돼 테이프로 붙인 자국이 있다" 고 보도했다.

프레스TV는 이란군 사이버부대가 이 항공기를 지난 4일 아프가니스탄 국경에서 225km 떨어진 카시마르 상공에 착륙시켰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란 혁명수비대와 육군이 ‘정교한 전자 공격’을 공동으로 벌였다”고 설명했다.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드론이 이란 영공에 들어오자마자 이란 레이더에 포착됐으며, 거의 손상시키지 않고 착륙시켰다고 설명했다. BBC는 “항공기가 큰 손상을 입지 않은 점에 미뤄볼 때 이란군이 전자통신 수단을 동원해 지상에 강제 착륙을 유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 당국은 방송에 나온 정찰기가 미군의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미 관리들이 최근 이란에서 분실된 드론이 CIA가 운용하는 무인항공기인 RQ-170이라는 점은 확인했다"고 전했다.

RQ-170은 지난 5월 미군 네이비실이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은신해 있던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할 때 정찰 임무를 담당했다. NYT는 이란군의 수중에 RQ-170이 넘어감에 따라 미 정보당국이 자국의 첨단 군사기술이 이란에 낱낱이 노출되는 것을 염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터 싱어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며칠 동안 러시아와 중국에서 이란행 비행기 표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며 이란 뿐 아니라 주변 강대국 들이 미국의 무인정찰기 기술을 얻기 위해 이란과 빠르게 접촉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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