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친환경 기술은 옵션 아닌 필수 … 전기차 ‘레이’ 내년 첫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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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시대의 지속으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가별로 친환경차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과 배출가스에 대한 규제를 마련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친환경차의 개발이 필수 요건이 됐다”며 “그래서 친환경차 개발에 대한 투자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예전부터 수소를 동력으로 물만 배출하는 수소연료전지차나 전기차를 궁극적인 친환경차로 주목했다. 그러나 기술적인 어려움과 높은 생산원가로 아직 본격적으로 상용화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업체들은 과도기적인 대체 연료차의 개발에 관심을 뒀다.

현대·기아차는 고유가 시대를 맞아 친환경차 개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연구원들이 차량 성능을 측정하고 있는 모습.

현대·기아차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그린카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1990년대 들어 석유자원 고갈과 지구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해 무공해 자동차를 개발하고 나섰다. 현대차는 1990년 1월 전기자동차 시스템 연구에 착수, 1년11개월 만인 1991년 12월 쏘나타를 기본으로 납축 전지를 내장한 전기자동차를 탄생시켰다.

이렇게 시작한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개발은 전기차 상용화의 중간 단계라고 볼 수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 출시로 이어졌다. 하이브리드 차는 화석 연료와 전기의 힘을 동시에 사용한다.

내연 기관과 전기 자동차의 장점을 조합해 연비 향상과 배기가스 저감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했다.

현대·기아차는 2009년 액화석유가스(LPG)를 연료로 이용하는 LPi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했다. 주인공은 아반떼를 기반으로 한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와 포르테를 기반으로 한 포르테 하이브리드 LPi.

더 나아가 올 5월엔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현대·기아차의 첫 양산형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로 독자적인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춰 우수한 성능을 확보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양산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한 단계 더 전기차에 가까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충전 장치를 탑재한 하이브리드 전기차다. 배터리가 충전됐을 때는 모터만으로 주행하지만, 배터리가 소모되면 엔진과 모터를 동시에 사용한다. 현대차는 2009년 4월 서울모터쇼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용 컨셉트카인 ‘블루윌’을 선보였다. ‘블루윌’을 기반으로 내년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순수 전기차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첫 단계로 2009년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i10 순수전기차를 선보였다. 이 차를 기반으로 지난해 9월 청와대에서 국내 최초로 개발한 고속 전기차 ‘블루온’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총 30대의 전기차를 지식경제부·환경부 등 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제공해 시범 운행하고 있다. 올해 말부터는 기아차의 경형 박스카인 ‘레이’에 전기차 시스템을 탑재해 내년에는 2000대 이상을 보급할 계획이다.

준중형급 전기차 개발에도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해 2014년 상반기 기아에서 준중형 전기차를 먼저 출시하고, 2015년 하반기 현대에서 준중형급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차량의 경우 내년 조기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09년부터 시작된 수소연료전지차 실증사업을 통해 올 연말까지 모하비 수소연료전지차 52대,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48대 등 100대의 수소연료전지차를 서울·수도권과 울산에서 운행한다.

이처럼 그린카 산업은 국가적으로도 가져올 경제적 효과가 크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2018년 하이브리드와 연료전지차 등에서 약 8조7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4만6000명의 일자리도 추가로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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