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모토 오사카 시장 당선자 ‘젊은 고이즈미’ 별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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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7일 오사카 더블(오사카부 지사+오사카 시장) 선거를 승리로 이끈 하시모토 도루(橋下徹·42) 오사카 시장 당선자. 그는 오사카 중심의 지역정당 ‘오사카 유신(維新)의 모임’을 발족 1년 만에 기존 정당을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시켰다.

 2008년 오사카 지사로 등장한 그는 ‘젊은 고이즈미’ ‘제2의 오자와’로 불리며 화제를 몰고 다녔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민주당 대표처럼 강한 카리스마를 발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리더십 부재’라는 일본 정계의 고민이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일본 총리 선출 방식은 (국민이 직접 뽑는) 공선(公選)제로 바뀌어야 한다” “지금의 일본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독재다” “일본은 핵을 보유해야 한다” 등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기존 정치권이 견제할수록 그는 시민·국민과의 소통을 더 강화하며 대중정치를 구사했다. 사상적으로는 극우에 가깝다.

 편모 가정에서 자란 그는 오사카의 명문 기타노(北野) 고교 럭비부를 이끌고 전국대회에 출전하며 리더십을 키웠다. 와세다대 졸업 후 변호사 시절엔 오랫동안 법률 상담 TV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명도를 쌓았다. 38세이던 2008년 오사카 지사 선거에서 당선된 그는 취임 일성으로 “당신들은 지금 파산회사의 종업원”이라며 공무원 임금과 각종 단체 보조금 삭감을 과감히 추진했다. 오사카부의 공무원들에게는 “죽을 힘을 다해 개혁하자. 그리고 함께 죽자”라며 각고의 노력을 요구했다. 만년적자에 허덕이던 오사카부는 그의 취임 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하루아침에 철밥통이 깨지게 된 오사카부 공무원들은 거세게 반발했지만 하시모토의 인기는 되레 치솟았다. 지지율이 줄곧 80%를 웃돌았다.

 그는 정치적 변신에 능하다. 자민·공명당의 추천을 받아 오사카부 지사에 당선됐지만 이듬해인 2009년 총선 때는 민주당을 지지했다. 민주당 정권이 잇따른 실정으로 인기를 잃자 여야 정치권과 거리를 둔 ‘오사카 유신의 모임’을 출범시켰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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