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살해 고3의 비극] 아버지 “사실대로 얘기하랬더니 벌벌 떨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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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모(18)군 사건에 대한 현장검증이 25일 오후 2시 지군의 집인 서울 광진구 다세대주택 2층에서 실시됐다. 푸른색 외투를 입은 지군은 외투에 달린 모자를 깊이 눌러 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형사들에 이끌려 집안으로 들어섰다. 취재진의 출입은 금지됐다. 지군은 지난 3월 13일 침대에서 자고 있던 어머니 박씨를 살해한 장면을 재연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순서를 하나도 잊지 않고 흔들림 없이 담담하게 검증을 했다. 감정적 동요는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군은 어머니 살해 후 한 달쯤 지나 시신이 부패해 악취가 나자 공업용 본드로 안방 문틈을 메우는 상황까지 당시 행동을 40여 분간 재연했다. 경찰은 어머니에게 혼날 것이 두려워 위조했다는 성적표 등 증거물을 확보했다. 경찰은 박씨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부검을 의뢰했다. 28일 프로파일러를 불러 지군의 심리상태도 분석할 방침이다.

 지군의 아버지(52)는 이날 기자와 만나 “방에서 애 엄마 시신을 발견한 직후 아이에게 사실대로 얘기하라고 다그쳤더니 ‘아빠마저 잃고 싶지 않다’고 벌벌 떨더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가장 큰 잘못을 저지른 죄인”이라며 “나는 우리 애가 무죄라고 생각한다. 애 엄마가 준 공포와 폭력은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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