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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카지노의 전제조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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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양일용
제주관광대 카지노경영과 교수

대도시 카지노에 내국인도 출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최근 “복합리조트를 만들어 그 안에 한국인과 외국인이 모두 출입할 수 있는 오픈 카지노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카지노 업계에 오랫동안 종사해 온 필자는 오픈 카지노를 염원해 왔다. 강원랜드 카지노 부문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2550억원, 영업이익은 8597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69%에 이른다. 서울 등 대도시에 오픈 카지노를 세울 경우 수익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도박 중독과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병폐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한 뒤 여론의 동의를 얻어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카지노를 개설하기 수년 전부터 관련 법률을 제정해 허가부터 사후관리까지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내국인 출입을 허용하는 오픈 카지노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법적·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법적·제도적 운영의 틀을 확실히 해서 투명성을 높이고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국민도 국익 차원에서 오픈 카지노 도입에 동의할 것으로 본다.

 외국 자본에 오픈 카지노를 허용할 수 있다는 일부의 주장도 우려스럽다. 우리나라는 싱가포르와 달리 40년 이상의 운영 노하우가 있어 굳이 외국 자본에 의지할 까닭이 없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오픈 카지노 고객은 내국인이 90% 이상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내국인 고객이 91%에 이른다. 이런 점에서 오픈 카지노는 국내 자본에 가야 할 당위성이 있다. 필요하다면 해외 마케팅 등을 위해 외국자본에 일부 지분 참여를 허용할 수는 있겠지만 최대주주의 지위를 부여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본다.

양일용 제주관광대 카지노경영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