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악마와 영웅들의 화려한 한판 액션!!

중앙일보

입력

디아블로2는 늘어난 캐릭터와 스피드 그리고 더욱 탄탄한 스토리 전개로 올 여름 게이머들을 공포와 즐거움의 도가니로 몰고갈 것으로 보인다.

액션 롤프레잉 새장르 개척

한여름이지만 최근 3개월 PC게임 시장은 서늘했다. 재작년 말부터 불붙기 시작한 PC게임 시장에 대한 열기가 무색할 정도로 스타크래프트를 제외한 모든 게임들(대작 이름을 걸고 나온 타이틀들마저)이 죽을 쑤는 기현상을 보여왔다. 여기에 개발만 하면 벤처로 인정받는다는 온라인 게임 개발붐에 치어 PC 리테일 시장은 찬물을 끼얹은 듯했다.

하지만 PC게임가에 우울한 뉴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소개될 무궁무진한 대박게임들이 PC게임 시장을 뽀송뽀송하게 만들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 코너에서는 PC게임가에 일어난 사건들 혹은 꼭 사둬야 할 게임은 어떤 것인지를 조목조목 짚어 살펴보도록 하자.

첫번째로 소개할 게임은 블리자드 소프트에서 개발하고 국내 한빛 소프트에서 유통하는 액션 롤플레잉 게임 ‘디아블로 2’다. 3년이 넘도록 전세계 게이머들을 애태우면서 기다리게 만들었던 바로 그 작품.

96년에 출시된 전작 디아블로는 ‘액션 롤플레잉’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고 ‘워크래프트 2’에 이어 블리자드 신화를 확고히 했던 타이틀이었다. 올해 다시 돌아온 디아블로 2는 전작에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보완했을 뿐 아니라 늘어난 캐릭터와 빠른 속도감, 더욱 탄탄해진 스토리 전개로 올 여름 게이머들을 공포와 즐거움의 도가니로 몰고갈 것으로 보인다. 원래 인터내셔널 버전과 함께 한글 버전이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약간의 차질로 인해 한글 버전은 다소 늦어지게 됐다. 인터내셔널 버전은 6월 30일 전세계 동시 발매됐다. 앞으로 나올 타이틀에 대한 소개를 하겠다고 공표했으면서 디아블로 2를 소개하는 이유는 디아블로 2만큼 2000년 게임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타이틀이 없기 때문이다.

디아블로 2의 개발사인 블리자드라는 이름이 생소할 몇몇 독자들을 위해서 가장 와닿게 부연설명을 하자면 ‘스타크래프트’를 만든 회사라는 것! 스타크래프트 모르면 간첩일테니 더 이상 묻는다면 나도 어쩔 수 없이 그를 북한으로 보내야만 한다.

디아블로 2는 액션 롤플레잉 게임으로서 액션과 롤플레잉이 50%씩 훌륭하게 배합된 게임이다. 통쾌한 액션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부분은 필드에서의 전투. 간단한 마우스 클릭과 키보드 조작만으로 적을 하나하나 해치울 수 있기 때문에 이보다 더 쉬울 수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롤플레잉 게임으로서 디아블로 2는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5명의 캐릭터 가운데 게이머가 1명을 선택해 악마 디아블로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여행 과정에서의 경험을 통해 힘과 마법을 올리는 일이나, 다른 게이머들과의 대화, 상점에서 행해지는 희귀 아이템 거래 또한 롤플레잉 게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묘미다.

멋진 다섯 캐릭터와 흥미진진한 스토리 라인

Comming soonf

이순신 장군·거북선 등장하는 MS의 新게임

마이크로소프트의 신작 ‘에이지 오프 엠파이어 2 : 컨쿼러’는 게임 분야에 대해서 심드렁한 모습을 보이던 마이크로소프트가 PC게임 부분에 대해서 내심 얼마나 기대를 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좋은 사례다. 비록 컨쿼러가 확장팩이긴 하지만 세계인들로부터, 특히 한국인들로부터 각광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추가종족 다섯, 즉 아즈텍, 마야문명, 스페인, 훈족 그리고 한국! 당당히 한국이 하나의 종족으로 대열에 나란히 진입했기 때문이다. 일설에 따르면 이순신을 비롯 거북선과 노량해전 시나리오를 통해서 한국인의 기상과 태극기가 세계인의 가슴 속에서 펄럭일 것이라고 한다. 기대도 10점 만점에 9.5점이다(예전에 역사 왜곡으로 실추된 점수 0.5점이 반영되었다).디아블로 2의 스토리는 얼마 전 공개되었던 콜링 동영상을 통해서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가 있었다. 5명의 캐릭터들이 얻는 퀘스트와 전체 스토리는 동일하다. 이야기는 전작인 디아블로의 마지막 부분에서부터 이어진다.

전편 디아블로에서 악마 디아블로를 처치한 영웅이 악마를 소울스톤이라는 보석 속에 가두고 자신이 아닌 악한 자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소울스톤을 자신의 이마에 박아버린다(전작 디아블로의 엔딩). 하지만 디아블로의 힘은 너무나 강력했기 때문에 주인공의 정신과 몸은 디아블로에게 지배를 받게 되고 만다. 결국 영웅의 정신과 몸은 악마의 뜻에 이끌리게 되었고, 악마는 부활을 맞게 된다(디아블로 2).

부활한 디아블로는 영웅의 몸을 빌어 자신의 악마 형제들을 구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바알과 메피스토라는 또 다른 두 악마들을 구하기 위해서 동쪽으로 동쪽으로 향하게 되고, 게이머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험준한 길을 나서는 영웅이 된다. 당연히 엔딩은 디아블로를 무찌르면 되는 것. 헤아릴 수 없는 퀘스트들을 해결할 뿐 아니라 끝이 보이지 않는 넓디넓은 필드와 던전들을 뛰어다녀야만 엔딩을 볼 수 있다.

끝을 말해버리면 재미가 없겠지만 간단하게 엔딩을 말하자면 소울스톤이 다시 한번 악마의 손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언젠가 나올지도 모를 디아블로 3를 예고하고 있다.

디아블로 2에는 총 5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우선 여전사인 아마존. 원거리 공격에 능한 아마존은 전작에서도 궁수의 역할을 맡은 바 있다. 활과 석궁 기술 부분을 중점으로 플레이한다. 기술이 업그레이드 될수록 한 손 기술 공격이 세지므로 이를 활용하는 것이 추천할 만하다.

소환 마법사인 네크로맨서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수없이 달고(?) 다니는 추종세력들이다. 적을 죽여 시체인 상태에서 소환 마법을 걸면 적은 해골병사로 변해서 네크로맨서의 부하 동료가 된다. 부하 동료가 된 수많은 부대를 이끌고 다니며 모험하는 맛은 정말 색다르다.

스트레스 테스트로 익숙해진 전사 바바리안은 양손 공격과 뛰어넘기, 소리 지르기 등의 단순·무식·과격한 공격 패턴으로 게이머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무엇보다 바바리안의 기술 중 워크라이는 근거리 공격을 하는 적들을 물리치는 것은 물론 마법을 쓰는 효과까지 낼 수 있기 때문에 놓쳐선 곤란하다.

세 번째 캐릭터인 소서리스는 마법사인만큼 초반부 체력이 약한 것이 흠이다. 하지만 다른 캐릭터들보다 복잡한 스킬트리를 가진 만큼 다양한 마법이 기대된다. 전기류인 라이트닝이나 노바 등의 마법은 볼 만하다.

승려 혹은 성직자라는 의미의 팔라딘이 디아블로 2에서는 흑인으로 처리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참 낯설어 보이지만 여전히 그 복장이나 스킬은 눈에 띈다. 수많은 적을 연속공격하거나 한명의 적에게 연타공격을 할 수 있게 설정된 캐릭터로, 팔라딘의 연타공격 개발로 인해 개발기간이 길어졌다는 풍문도 돌았던 적이 있다.

지금 나는 디아블로 2 정품으로 플레이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 겨우 레벨 7이다. 나의 캐릭터는 네크로맨서. 해골 하나를 겨우 끌고 다니는 수준이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디아블로 2의 스트레스 테스트(멀티플레이시 속도 조정을 하기 위해서 실시한 베타테스트)에 빠져 한달을 바바리안(레벨 13)과 함께 보냈다. 지난 달 그리고 이번 달도 나는 마감과 디아블로를 병행하는 전쟁터 한가운데 서 있다.

디아블로에는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드는 엄청난 중독성이 있다. 전작에 비해 그다지 크게 달라진 점을 느낄 수 없다는 평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그 중독성마저도 전작과 달라진 점이 없기 때문에 디아블로 2는 분명 그늘진 게임계를 환하게 만들어줄 햇살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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