볏짚·풀도 훌륭한 에너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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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세크라멘토 주민과 해당 관청은 한창 건설 중인 한 이색 공장에 지대한 관심을 보내고 있다.

미국 애켄놀사가 짓고 있는 바이오에너지 생산 공장이 그것. 원료가 볏짚인 데다 석유를 대체할 차세대 에너지의 첫 상용 바이오 에탄올(이하 알콜) 공장이기 때문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8백만 갤런의 알콜과 4천만 갤런의 구연산을 생산하게 된다.

바이오에너지가 고유가 시대를 헤쳐갈 대체 에너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석유와 석탄으로 대표되는 화석연료 대신 생물을 이용해 알콜.메탄가스.디젤유 등을 싼값에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물 자원은 태양이 존재하는 한 무한하다. 가공 기술만 제대로 개발하면 싼값에 무한정 생산할 수 있어 석유 의존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미 전세계에는 알콜로 가는 자동차가 약 3백만대에 달한다.

한국에너지연구소 이진석 박사는 "지구 온난화와 석유 고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바이오에너지" 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발 지원책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대표적인 바이오 에너지인 알콜.메탄가스.디젤유의 개발현황을 소개한다.

◇ 알콜〓원료는 잡목.마른 옥수수대.풀.볏짚 등이다.이런 원료에서 알콜을 뽑아 내는 것은 쌀.고구마 등 곡물로 술을 담는 것과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볏짚을 예를 들면 우선 잘게 자르고 당(糖) 으로 잘 변하게 산을 넣어 고온 고압으로 찐다. 이어 효소와 효모로 발효시키면 알콜이 만들어진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상용 생산공장을 짓고 있을 정도로 경제성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여기서 만들어 낸 알콜은 자동차 연료와 같이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아직 생산단가(갤런당 1.2달러) 가 휘발유(갤런당 50~70센트) 보다 비싸지만 기술 발달로 조만간 가격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 메탄가스〓축산 분뇨나 음식물 쓰레기에 가스를 만드는 메탄균을 넣어 생산한다.음식물 쓰레기의 경우 이 과정을 거치면 냉.난방 연료용 메탄가스를 얻는 것은 물론 쓰레기 양을 10분1로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는 바이오에너지다. 국내에선 1997년 경기도 의왕시에 하루 15t 분량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공장을 가동 중이다.

◇ 디젤유〓가장 일반적이고 상용화가 이뤄지고 있는 바이오 디젤유는 해바라기 등 유채식물이나 동물성 기름 등에서 얻는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나무보다 20배 이상 빨리 먹어 치우면서 몸 속에 많은 기름성분을 저장하고 있는 식물성 플랑크톤에서 뽑아 내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미국의 경우 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플랑크톤의 먹이로 줘 이 플랑크톤을 키우고 있다. 이 방법은 생산량이 적어 상용화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런 생물에서 뽑아내는 디젤유는 독성이 적고 3주 이내에 90% 이상이 분해될 정도로 환경 친화적이다.

이미 호주 등에서 경유 등과 섞어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단가가 경유에 비해 3배 가까이 높고 연소 특성이 나쁘다는 단점이 있다.

이외에 미생물로부터 바이오 수소를 얻는 연구 등이 미국.일본 등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수소는 연소 때 물 외에 내뿜는 것이 없는 완벽한 청정에너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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