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중국군, 관우 청룡언월도 무기로 사용? 청나라 북양군 모습 담긴 사진 공개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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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펑황망(鳳凰網)이 15일 소개한 근대 청나라 북양군의 모습. 관우의 ‘청룡언월도’와 유사한 모양의 무기를 소총과 함께 휴대하고 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사진=평황망 웹사이트]

청룡언월도(靑龍偃月刀)는 중국 소설『삼국지연의』의 명장 관우(關羽)의 무기다. 반달 모양의 큰 칼에 긴 자루를 붙여 만든 이 무기는 창처럼 보이지만 엄연히 ‘도(刀·한쪽 날만을 사용하는 칼)’로 분류된다. 하지만 ‘언월도’ 류의 무기는 송나라 시절 개발됐다고 한다. 정작 관우가 활약한 2세기 말~3세기 초엔 존재하지 않았던 셈이다.

이런 관우의 언월도가 19세기 말 근대식 무기로 무장했던 청나라 군대에까지 이어진 모양이다. 중국 뉴스사이트 펑황망(鳳凰網)은 15일 ‘근대 중국 부대, 집단으로 청룡언월도 장비?’란 제목으로 19세기 말 청나라 북양군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 나온 북양군 부대원들은 서양식 군복 차림에 소총 등의 장비를 메고 행진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관우의 청룡언월도와 유사한 긴 자루 모양의 무기도 들고 있다. 또 다른 사진에는 권총과 함께 큰 칼을 휴대하거나, 등에 칼 두 자루를 메고 있는 북양군 병사들이 등장한다. 당시의 최신 무기를 장비했으면서도 자신들이 오랫동안 써왔던 전통무기를 버릴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북양군은 청나라가 1840년대 아편전쟁으로 영국에 큰 패배를 당한 뒤 서양의 군사 장비를 받아들여 양성한 근대식 군대다. 청나라 대신 이홍장(李鴻章)의 사병부대인 회군(淮軍)에서 출발했다. 이홍장은 회군을 이끌고 1851년부터 10년 넘게 지속됐던 ‘태평천국의 난’을 진압하는데 큰 공을 세워 북양대신에 오른다. 이후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자는 양무운동을 주창하며 자신의 군대를 현대화하고 해군 함대를 제조해 북양군과 북양함대로 키운다. 북양군은 비록 1894년 청일전쟁에서 패하면서 그 위력이 약화됐지만 1901년 이홍장 사후에도 위안스카이(袁世凱·원새개)가 그 자리를 이어 받으며 중국 동북부 지방의 중요 군사 세력으로 자리한다. 1911년 신해혁명으로 청나라가 멸망하자 위안스카이는 북양군의 힘을 바탕으로 중화민국 임시대총통 자리에 있던 쑨원(孫文·손문)을 무너뜨리고 자신이 임시 총통에 오르기도 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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