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김승현, 신들린 패스 다시 보여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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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김승현(33·전 오리온스)의 코트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김승현의 변호사와 고양 오리온스 측 변호사가 14일 구단 사무실에서 만나 김승현의 이적 확약서를 작성한다.

 김승현은 1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내일 이적 확약서를 작성한다는 얘기를 변호사에게 들었다. 내 사인이 필요하다면 나도 참석할 것”이라며 “트레이드를 조건으로 모든 걸 포기하기로 했다. 오리온스에서 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승현은 지난해 11월 한국농구연맹(KBL)으로부터 임의탈퇴 공시됐다. 이면계약을 폭로한 것이 발단이었다.

 김승현과 오리온스는 2006년 연봉 4억3000만원에 5년 계약을 했다고 KBL에 신고했다. 하지만 오리온스는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특급 가드 김승현을 잡기 위해 5년 동안 연봉 10억5000만원에 이면계약했고 이 비밀 약속은 3년간 지켜졌다.

 그러나 2009년 7월 구단이 새 시즌을 앞두고 연봉 삭감을 요구하자 김승현은 이면계약을 폭로했다. KBL은 김승현에게 제재금 1000만원과 9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구단에는 제재금 3000만원을 물렸다. 이후 김승현의 연봉은 KBL 중재에 따라 2009~2010 시즌 6억원으로 깎였고 2010~2011시즌엔 3억원이 됐다.

 김승현은 지난해 9월 ‘오리온스는 이면계약서대로 연봉을 지급하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임금 청구 소송을 냈다. 김승현은 이 소송으로 인해 임의탈퇴 신분이 됐다. 김승현은 임금 청구 민사소송에서 승소해 “오리온스는 이면계약에 따른 미지급분 12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올 초 KBL을 상대로 낸 임의탈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다.

 김승현은 “법원이 판결한 12억원은 안 받기로 했다. 오리온스 관련 고소도 취하한다”고 했다. 이어 “전성기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패스만큼은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한선교 KBL 총재는 “김승현은 농구 인기를 높이는 데 꼭 필요한 선수”라며 “임의탈퇴 철회는 총재 권한이다. 일부 구단의 반발이 있을 수도 있지만 김승현과 구단이 원만히 합의해 철회 요청이 온다면 곧바로 승인하겠다”고 했다. 한편 오리온스의 심용섭 단장은 “아직 변호사에게 보고받은 게 없다. 만날 약속도 하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김종력 기자

◆프로농구 전적

▶13일

KCC(9승5패) 80-77 전자랜드(8승5패)
모비스(5승8패) 99-79 오리온스(2승11패)
삼성(4승9패) 73-91 SK(6승7패)

▶12일

KT(9승5패) 78-60 SK(5승7패)
전자랜드(8승4패) 75-70 KGC(8승5패)
동부(11승2패 78-84 LG(4승9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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