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전세로 살아본 뒤 분양 결정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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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아파트 미분양 물량에 파격적인 조건들이 잇따르고 있다. 미분양이 줄고 있는 가운데 업체들이 얼마 남지 않은 미분양을 털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도입해서다. 지난해 말 8만8000여 가구이던 전국 미분양은 지난 9월 말 6만8000여 가구로 줄었다.

 가장 눈길을 끄는 혜택은 금융지원이다. 건설사들이 중도금 이자를 대신 내주거나 계약금 비중을 낮춰 입주 때까지 계약자들의 자금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GS건설은 서울 가양동에 짓는 강서한강자이 계약자에게 중도금(분양가의 60%) 대출이자를 지원한다. KCC건설도 경기도 부천시 소사본3동에 내놓은 소사뉴타운 KCC스위첸의 중도금(60%)에 대해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계약금 비중을 낮추는 것은 목돈이 없더라도 분양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현대건설은 분양가의 10%로 4300만~1억1000만원인 서울 강서구 화곡동 강서힐스테이트의 계약금을 2500만~3500만원으로 낮췄다. 현대건설 권오진 분양소장은 “중도금 대출이자도 지원하기 때문에 계약금만 있으면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로 살아본 뒤 분양받을지를 결정할 수 있는 아파트도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문산선유4단지를 분양조건부 전세로 공급한다. 전세금 7000만~8100만원에 입주해 2년 후 계약 당시 분양가로 분양받을 수 있다. 분양받고 싶지 않으면 계약금의 5%(350만~400만원)를 위약금으로 내면 된다.

 교육비·이사비 지원 등 간접적인 분양가 인하도 눈에 띈다. 두산건설은 경기도 고양시 탄현동에 공급하는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 계약자들에게 입주까지 매월 최고 200만원의 교육비를 지원한다. 현대산업개발은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에 공급 중인 삼송 아이파크 계약자에게 이사비 1000만원을, 우림건설은 삼송 우림필유 브로힐 계약자에게 입주 축하금 및 이사 지원금을 준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업체들이 내놓는 혜택을 잘 활용하면 미분양으로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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