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협회, 올림픽 코앞에 두고 내부진통

중앙일보

입력

2000시드니올림픽에서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체조계가 내부 갈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올림픽이 7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심판간 폭행사건이 발생하는 등 잠재돼 있던 계파간 갈등이 수면위로 떠올라 메달 전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것.

대한체조협회는 뒤늦게 해결책을 내 놓았지만 오랫동안 지속돼 온 갈등을 단기간에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우려의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체조협회 주관으로 열렸던 용인대총장배 전국스포츠에어로빅선수권대회에서 심판이 심판을 때리는 불미스런 일이 벌어졌다.

스포츠에어로빅스계열의 심판인 송모씨가 심판진의 인적구성, 선수들의 귀걸이 착용허가 등을 둘러싸고 기계체조계열의 박모씨와 언쟁을 벌이다 사태가 악화됐던것.

이날 사건은 스포츠 에어로빅스를 둘러 싼 체조계 내의 갈등이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나타낸 사례였다.

체조협회는 94년 12월 스포츠에어로빅스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고 이때부터 체조협회에 등록된 국제에어로빅연맹(IAF)한국지부, 국가에어로빅챔피언십(NAC) 주요 유관단체들이 끊임없이 주도권 싸움을 벌여왔다.

또 이들 에어로빅스단체는 협회내 에어로빅스의 위상강화를 요구하며 기계체조,리듬체조 등 기존 계파와도 갈등을 빚었다.

한편 협회는 심판간의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하자 19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두 심판에게 자격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렸지만 두 심판이 징계에 불복, 재심을 요청하자 28일 전체이사회를 열어 징계를 철회하는 무원칙한 대처를 했다.

이날 체조협회는 뒤늦게 독립적인 스포츠에어로빅스연맹을 창립,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오랜 갈등을 단시간에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체조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체조가 국민들의 관심이 급감한데다 엷어진 선수층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만큼 이번 시드니 올림픽을 `전기'로 삼기 위해서라도 체조계는 문제를 신속히 해결, 선수단에 단합된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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